"김정은 딸 주애 활동, 軍에 집중…치적과시·충성유도 목적"(종합)

하채림 2023. 9. 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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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군사치적 과시 의도" 평가…"후계자론은 성급"
"최근 주애 공개활동, 의전규범 형성단계로 보여" 분석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의 공개활동 대부분이 군사부문에 집중되며 이는 북한이 군사부문 치적을 과시하고 군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라고 정부가 평가했다.

또 김정은 부녀의 지난달 해군사령부 방문에서 주애의 동선과 주석단의 모습을 근거로 주애에 대한 '의전 규범'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대화하는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27일 북한 해군절(8.28)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 격려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딸 주애를 사이에 두고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대화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8.29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5일 통일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이래 북한 노동신문을 통한 주애의 활동 보도 총 15회 가운데 군사 부문 보도가 12회로 80%에 해당했다. 조선중앙TV에 보도된 1월 1일 탄도미사일 무기고 방문까지 합친 전체 공개활동은 총 16회다.

주애는 작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통해 공식 매체에 처음 등장했다.

이어 북한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2월 8일), 화성포병부대 화력습격훈련(3월 9일), 화성-17형 ICBM 발사(3월 16일),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3월 18∼19일), 화성-18형 ICBM 발사(4월 13일), 국가우주개발국 현지지도(4월 18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시찰(5월 16일) 등에서 아버지와 함께 나왔다.

이후 석달 남짓 공백기를 거쳐 지난달 27일 김정은의 해군사령부 방문을 수행했다.

그에 비해 사회·경제 분야 활동은 체육경기 관람 2회와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 착공식까지 총 3회에 그쳤다.

통일부는 주애의 공개 활동에 관해 "군사부문 치적을 과시하고 군의 충성을 유도하는 목적의 행사 위주로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노동신문의 주애 사진 보도는 총 107회로 ▲ 1면 메인 사진이 7컷 ▲ 단독 사진 2컷 ▲ 센터 배치 사진 7컷 ▲ 김정은 바로 옆 수행 사진 80컷(75%) 등으로 통일부는 구분했다.

북 수뇌부는 주애의 노출로 4대 세습을 공식화하고 ICBM과 군사정찰위성, 전술핵 투발수단 등의 대내외 선전·선동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경제난 속에서도 군사부문에 치중하는 것이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해 주애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애 '띄우기'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4대) 세습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근거"라면서도 "김정은의 딸이 나이도 어리고, 노출된 지 1년이 안 됐기 때문에 시기상으로 후계자로 논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판단했다.

북한 김정은, 딸 주애와 해군사령부 방문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지난달 27일 북한 해군절(8.28)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축하 격려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로 검정 가방을 든 경호원이 서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8.29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이와 함께 통일부는 지난달 김정은 부녀의 해군사령부 방문에서 주애의 위치 선정과 태도가 공백기 이전과 차이를 보였다고 짚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주애'라고 알려진 김정은의 딸이 아버지의 몇 미터 뒤에 이동하고 그 뒤에 박정천(원수)과 강순남(국방상)이 있다"며 "레드카펫을 (김정은과) 같이 밟진 않되 사열과 비슷한 예우를 받기로 정해진 의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열병식 당시에는 김정은과 주애 일행은 이러한 구분 없이 단체로 레드카핏을 걷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당국자는 또, "해군사령부 방문 때 주석단에 앉은 주애 앞에만 김정은 연설문으로 보이는 원고가 있고 그것을 주애가 넘겨가며 모니터링했는데, 이것은 주애가 주석단에서 김정은 바로 옆에 앉은 것 만큼이나 의미가 있다"며 "(주애에 대한) 의전 규범을 만들어가는 단계가 아닌가 한다"고 해석했다.

지난 2월 열병식서 딸 손 잡고 군 사열하는 김정은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또 이번 해군사령부 방문에서 주애는 기존과 달리 긴장이 역력한 모습을 노출했다면서 "행사에서 주어진 역할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는 "김정은 '자제'의 이름이 '주애'로 알려진 것도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전언일 뿐이며 정확한 이름은 모른다"며 "김정은의 경우에도 상당기간 이름이 잘못 알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지난달 해군사령부 방문에서 긴 연설을 하고도 육성이 공개되지 않은 것에 관해 이 당국자는 "김정은이 집권 초기에는 연설 육성이 다수 공개됐지만 올해 들어 1회뿐"이라며 "매우 중대한 발표일 때에는 육성 연설을 공개해 공식화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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