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마리 꾀꼬리 어우러진 풍경…리움미술관 강서경 전
신작 위주로 130점 펼쳐
개인간 조화와 연대 강조
동·서양 넘나드는 섬세한 대형 산수화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한국화 전통에서 출발해 조각, 설치, 영상 등으로 확장 실험을 해온 강서경의 개인전 ‘버들 북 꾀꼬리’를 7일 개막에 앞서 지난 4일 먼저 둘러봤다. 초기 대표작부터 신작까지 총 130여점이 미술관 M2 전시장과 로비에 펼쳐졌다. 다소 산만해 보이지만 삼라만상이 어우러진 세상을 은유한다.
쇠약한 할머니가 몸을 일으키는 장면을 건조대 등을 활용해 만든 ‘그랜드마더 타워’는 물론 아담한 키의 작가를 닮은 ‘좁은 초원’등 유람 나와 만나볼 것들이 가득하다. ‘인왕제색도’에서 튀어나온 듯한 산세를 그대로 살린 ‘산’ 연작은 계절 특성을 고스란히 품었다.
곽준영 실장은 “한국화에서 출발한 작가가 전통 미술과 음악, 건축 등의 요체를 현대사회 맥락 속에서 본인의 정교한 시스템으로 승화시킨 능력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로비의 대형 모니터에 펼쳐진, 전시 제목과 같은 15분짜리 영상은 전시를 여닫는 문의 역할을 한다. 중력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듯한 검은 공간 안에서 화문석들이 펼쳐지고 모빌이 돌아가기도 하고 작품 사이를 연결하는 사람과 손발이 보인다. 공간에 펼쳐진 작품이 이젠 2차원 평면에 들어간 듯하다.
이날 작가는 지난 2년간 투병에 이어 항암치료 중임을 밝히고 “미술은 함께 한다는 것을 깨닫고, 함께하는 그들이 같게 만들어내는 풍경이 무엇일까 더더욱 생각했다”며 “이번 전시는 수만 명의 꾀꼬리들이 풀려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작가는 로비와 1층 전시장에 마련된 평상 같은 원형 의자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벽 한쪽을 가득 채운 대형 설치 작품 ‘밤’(2021)과 염색된 울로 낮 풍경을 그리드처럼 표현한 평상같은 작품 ‘낮’이 서로 조응한다. 작가는 “산 정상에 올라서 쉬듯 이곳에 앉아 주변 풍경(전시)을 차경처럼 감상하면 좋겠다”고 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회의 중 재떨이 던진 사장…그날 밤엔 “돈 줄테니 사직서 써라” - 매일경제
- 주차장서 롤스로이스 ‘쿵’...“괜찮다”는 피해 차주의 정체 - 매일경제
- “그것만은 비밀로 해줄게”…이다영, 김연경과 팔베개 셀카, 무슨 의미? - 매일경제
- “불이야” 소리에 150m 내달린 중3 소년, 그가 손에 든 것은 - 매일경제
- 적반하장 윤미향, “조총련은 어디나 있다”…검찰은 수사 착수 - 매일경제
- “성관계는 좋은것, 많이 해봐야”…수업 중 상습 발언한 50대 교사 - 매일경제
- 0세 70만원→100만원…내년부터 ‘부모급여’ 더 많이 받는다 - 매일경제
- 5년전 바람핀 남자와 또 바람난 아내…위자료 재청구 가능할까 - 매일경제
- “8억 달라”…‘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사망보험금 8억원 소송 패소 - 매일경제
- 황인범, 세르비아 명문 즈베즈다 이적 “亞 최고 선수 온다” [오피셜]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