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념논쟁에 민생행보 묻힐라 '노심초사'

하지현 기자 2023. 9. 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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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부터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일본 내 친북 단체 행사 참석 논란까지, 이념 공세 전선을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을 탈당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최근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 행사에 참석한 것을 '반국가행위'로 규정하며 이념 논쟁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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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흉상 이전·정율성 역사공원 등 확산
정부, 윤미향 친북 행사 참석에 "반국가 행위"
여당, 이념 공세 수위·민생 이슈 부각 고심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기현(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와 이정식(오른쪽 첫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제12편' 추석명절 대비 체불임금 대책 마련 현장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09.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국민의힘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부터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일본 내 친북 단체 행사 참석 논란까지, 이념 공세 전선을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투쟁에 맞서 '민생 행보'로 차별화에 나섰던 여당 지도부에서는 본격적인 '반국가세력' 대결 구도가 형성되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지도부의 민생 행보가 이념 논쟁에 묻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7일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생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4일에는 서울고용노동청을 방문해 체불 임금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김기현 지도부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시리즈를 주 1~2회로 정례화하고, 경제·산업 현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민생 정당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 관계자는 뉴시스에 "당 외연 확장을 위해 대표께서 외곽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민생을 포기한 정당, 우리는 민생을 지키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의 민생 행보는 당초 계획과 달리 여야의 '이념 전쟁'에 발목을 잡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 입장에서 경제 등 이슈에 민감한 유권자를 감안해야 하는 만큼, 이념 논쟁이 크게 부각되는 것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초 지도부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으로 촉발된 '이념 논쟁'에도 공식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을 두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철회를 요구하면서 여야 정쟁이 격화됐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을 탈당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최근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 행사에 참석한 것을 '반국가행위'로 규정하며 이념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이날부터 나흘간 이어지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논란, 조총련 행사에 참석한 윤 의원 징계건 등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조총련 행사 참석'으로 논란이 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3.09.05. scchoo@newsis.com


당초 민주당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민생 행보'를 강조했던 당 지도부도 윤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뒤 대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당 입장에서는 '이념 논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반국가행위 대결'을 강조한 정부 기조를 따라가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윤 의원과 관련 "북한 노동당 간부라 할 만한 사람"이라며 "민주당이 공생관계에 있는 윤 의원에 대해 보호막을 치고 방탄을 계속하는 것은 '초록은 동색'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윤 의원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민주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민주당이 계속 침묵하면 윤 의원의 반국가적 행위에 동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민주당이 윤 의원 제명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의 이념 논쟁과 관련, 이날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서 "(국민들은) 현 정부가 '더 절박한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다' '왜 갑자기 철 지난 이념 문제를 가지고 싸우느냐'고 해서 분위기가 안 좋다"며 "국방부 앞 동상도 교체한다는 식의 '홍범도 선거'가 되면 다 진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 윤석열 정부 국정 기조를 비판하며 무기한 단식·장외투쟁에 들어간 가운데, '일하는 국회'를 강조한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념 공세의 수위와 대상을 두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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