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AI성능 5년내 3만배로 향상"
(지디넷코리아=방은주 기자)지능정보산업협회(회장 장홍성)가 개최한 'AIIA(AI Is Anywhere) 제 33회 조찬포럼'이 5일 서울 JW 메리어트호텔 3층에서 열렸다. 행사는 지능정보기술포럼(TTA ICT 표준화포럼 사업)이 공동 주최했고 지디넷코리아가 후원했다.
회원사 임직원 약 50명이 참여한 행사에는 구글코리아 김경훈 사장이 'AI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제로 또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가 '생성AI와 위대한 변곡점'을, 피어테크 한승환 대표가 'AI와 블록체인'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구글코리아 커스터머솔루션본부 전무 등을 거쳐 2021년 2월부터 구글코리아 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경훈 사장은 "AI알고리즘은 4개월마다 두 배 씩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AI성능은 5년내 3만배로 향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이런 기술 급변에 보면 오늘이 내 인생에 가장 느린 날"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본사 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2016년 AI퍼스트(AI First)를 주창했다. 김 사장은 "이전에는 '모바일 퍼스트'였다"면서 "AI퍼스트 이전에도 구글은 AI를 진심으로 해왔다"고 들려줬다.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인 구글은 '버트'와 '트랜스포머', '알파폴드' 같은 세계적 AI를 개발했다. 지난 6월에는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AI인 '바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구글AI가 열어주는 새로운 가능성을 ▲창의성(Creativity) ▲양방향성(Interactivy) ▲생산성(Productivity)의 3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구글의 여러 제품과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해 사람의 창의성과 생산성, 양방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창의성의 예로 '구글 포터'를 든 그는 AI를 적용해 사진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역시 생성AI를 적용,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양방향성에 대해 김 사장은 "구글은 검색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AI를 적용해 사람간 소통을 개선하고 있다"면서 '슈퍼차징 서치'라는 용어를 써가며 "기존 검색과 AI검색은 사용자 경험 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젠AI(생성AI)가 나오면서 이를 제품에 적용해 업그레이드, 영상회의를 기존보다 실감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 맵도 마찬가지다. 젠AI를 적용해 양방향성을 개선했다. 또 이머시브 뷰(Immersive View) 기반 3차원(3D) 영상으로 시간대와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지도를 제공한다. 김 사장은 "챗과 AICC(AI기반 컨택센터)도 마찬가지"라면서 "AI 덕분에 AR(증강현실)도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성 향상과 관련해서는 구글 워크스페이스(Workspace)를 예로 들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AI를 적용해 영상과 문서 제작이 이전보다 훨씬 높은 생산성을 낸다는 것이다. 이를 김 사장은 "인턴 2~3명을 두고 일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여러 사람이 일하는 협업 덕분에 유명한데, 이제 협업에 AI가 들어왔다. AI와도 협업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구글에서 일한 본인의 경험을 들려주며 광고 분야가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사람이 여러 단계 일을 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AI가 줄여줬다. 그렇다고 AI가 대행사를 대체한 건 아니고, 수작업에 들어가는 시간을 아껴 다른 고부가 일을 했고 팀 규모가 되레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 광고 관련 구글 제품인 '구글 애즈(ADS)'는 배경 이미지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바드 이후 구글의 시장 전략에 변화가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 김 사장은 "궁극적으로 구글 목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하게 하는 거다.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집중하고 있으며, 피드백과 시그널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별히 바뀐 건 없다"고 답변했다.
김 사장에 이어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가 '생성AI와 위대한 변곡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표는 1991년의 PC와 1995년 인터넷과 WWW, 2009년 스마트폰과 쇼설, 2023년 블록체인과 AI를 거론하며 "14년마다 위대한 변곡점이 왔다"고 짚었다. 이어 신기술이 등장할때마다 새로운 유망기업이 등장했다면서 "PC가 처음 나왔을때만 해도 100대나 팔리겠냐고 했다"면서 "첫 창업을 한 94년부터 AI와 자연어를 했다. 만 30년이 돼간다. 그동안 큰 변화가 있었다"고 들려줬다.
챗GPT 등장 이래 세계적 선풍이 일고 있는 거대언어모델(LLM)에 대해 알고리즘과 시스템 부분이 결합된 것이라고 본 그는 "뭐라 부르든 AI는 함수다. 뭐의 함수냐면 첫째 어텐션(Attention), 둘째 벡터(Vector), 셋째 비지도학습, 넷째 AR과 확률 같은 알고리즘 부분과 파라미터, 데이터, 파인튜닝, 인프라 같은 시스템 요소가 결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벡터와 비지도학습, 확률이라는 AI 특성상 할루시네이션(그럴듯한 거짓말)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AI의 현재 문제로는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 ▲최신성(recency) ▲보안 및 권한 ▲레거시 등 네가지를 꼽았다. 지난 3년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온 솔트룩스는 오는 7일 이를 해결한 '루시아' AI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판 챗GPT로 개발한 '루시아GPT'는 챗GPT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크게 줄였고, 고객 내부 데이터의 보안 이슈를 해결한 초거대 언어 모델이다. 또 각 부문에 특화한 AI로 노코드를 적용해 개발자와 AI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금융, 법률, 특허 등 각 분야에 최적화한 AI 서비스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100% 노코드 언어모델 구축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또 '루시아'는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업 내 그룹웨어 및 ERP(전사적 자원관리)와 연동할 수 있고, 내부 문서는 물론 최신 외부 정보를 실시간 연계, 이를 기반으로 한 답변 정보를 제공한다.
네이버의 '클로바X'처럼 한국어 특화 초거대 언어모델인 '루시아'는 솔트룩스가 보유한 대용량 한국어 코퍼스(말뭉치)로 학습했다. 이 대표는 "기존 모델과 달리 언어, 음성 등을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지난 23년간 매년 어마어마한 학습 데이터를 구축했다"면서 "올 연말에 100B(1000억개 파라미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솔트룩스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시행하는 AI용 데이터 학습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 많은 언어 데이터를 쌓아왔다. 또 국립국어원과도 협력해 대규모 말뭉치를 구축했다.
이 대표는 '루시아의' 순수 텍스트 데이터는 2테라바이트(2TB)고, 쓸데없는 거 빼면 1TB라면서 "1테라바이트는 책 470만권 분량이다. 하루에 책 한권을 읽는다면 1만3천년 정도 걸리는 수준"이라면서 "이 정도 데이터를 순수 텍스트로 학습한 기업은 대한민국에서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루시아'의 파라미터(매개변수)도 공개했다. 7B, 13B, 20B, 30B, 50B 5종류가 있다. 연내 100B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각 분야별 특화 모델을 강조한 이 대표는 스몰모델과 오픈모델의 한계도 지적했다. 스몰모델로는 파인튜닝을 아무리 해도 역부족이고, 오픈모델 역시 근본적으로 커스터마이징(맞춤형)을 할 수 없어 지식을 늘리거나 문맥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지난 20년간 1인당 정보의 양이 1000만배 증가했다면서 "대한민국 노동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있다. 이런 구조로는 안된다. 인구 변화는 모든 것을 바꾸고 여기에 혁신의 기회가 있다"면서 "서비스 노동을 자동화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에 이어 웹3 기반 블록체인 기업 피어테크의 한승환 대표는 AI와 블록체간 융합을 강조하면서 AI의 블록체인 활용 방법으로 ▲검증된 진본 데이터 확보(금융데이터와 비금융데이터) ▲웹2->웹3 영역으로 범위 확장(AI가 직접 자산 및 권리 소유 및 분배 역할) ▲AI 부작용을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인간 증명 및 글로벌 기본 소득) 등 세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웹3는 데이터를 읽고 쓰기만 하는 웹2와 달리 소유가 가능하다. 국내서 처음으로 이더리엄 밋업을 만든 피어테크는 웹3 기반 회사다. 고객은 법인 300여곳과 개인 회원 15만명을 두고 있다. 오픈AI CEO로 블록체인 회사를 창업한 샘 알트먼과 블록체인에 관심이 높은 일론 머스크를 거론한 한 대표는 AI를 종합기술로 봐도 좋을 것 같다면서 "AI와 블록체인 간 협업 기회가 많고,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은주 기자(ejbang@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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