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반등?…수출·소비 개선에도 '짠물 재정' 발목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6% 오르며 2개 분기 연속 성장했다. 수출의 감소가 수입에 비해 덜했던 덕분에 마이너스(-) 성장은 면한 것이다.
정부 목표대로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흐름을 이뤄내기 위해선 수출·민간소비 등 보완될 지표가 적잖다. 특히 걱정거리는 성장기여도가 가장 부진했던 정부소비다. 세수 손실 등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지출이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1분기보다 0.6% 성장했다. 1분기(0.3%)에 이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수출 -0.9% △수입 -3.7%△민간소비 -0.1% △정부소비 -2.1% △설비투자 0.5% △건설투자 -0.8% 등 다소 부진한 지표들이다.
2분기 경제가 역성장을 면한 것은 수출보다 수입의 감소폭이 적으면서 순수출이 증가한 덕분이었다. 성장기여도를 보면 순수출(1.4%포인트)과 설비투자(0.1%포인트)를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였다.
정부의 목표대로 하반기 경기 반등을 실현하기 위해선 개선될 지표가 적지 않은 셈이다. 다행히도 수출·소비 등 지표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우리 경제는 지금까지 나와 있는 자료를 봐선 소비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수출 부진도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심리는 살아나는 모습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6월(100.7) 이후 △7월 103.2 △8월 103.1 등으로 3개월 연속 100을 넘었다. 일반적으로 100을 웃돌면 낙관적이라고 받아들여진다.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가 2분기 마이너스(-0.1%)에서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
수출도 청사진이 제시됐다. 정부는 반도체·대(對)중국 수출 감소폭이 완화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늦어도 10월쯤부터 수출이 플러스 돌아서기 시작하는 등 대외가 주력이 되는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특히 주력인 반도체는 9월 이후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소비의 개선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2분기만 해도 정부소비의 GDP 성장률 기여도는 -0.4%p다. 여러 항목 가운데서 성장률을 가장 크게 끌어내렸다. 코로나19(COVID-19) 엔데믹 이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 보장 현물 수혜가 줄어든 결과다.
결과적으론 정부 재정이 경제성장에 있어선 제 역할을 못한 셈이다. GDP의 성장기여도를 주체별로 봐도 민간은 성장률을 1.1% 올렸지만 정부는 0.5% 눌렀다. 민간 소비 등의 부족분을 채워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도 재정의 역할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가 경기회복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반기 재정 여건도 그다지 좋지 않다. 일단 올해 세수가 정부 예상치(400조5000억원) 대비 50~60조원대 결손이 우려되면서 예산의 불용이나 이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내년 재정 여건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도 올해 예산보다 33조원 넘게 줄어든 367조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최 부장은 "세수 부족이 현재까지는 성장기여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향후 세수 부족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정부지출이 얼마나 감소할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도 하반기 경기에 큰 변수다. 건설투자의 경우에도 불확실성 요인이 적잖다. 최 부장은 "건설투자 관련 지표들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건설투자 같은 경우 7월 중 주택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신규 착공 감소와 토목 건설 부진 흐름으로 3분기 건설투자 방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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