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K-무비`를 입다… 한국 첫 상륙
'부산행' 연상호 감독과 협업전시
영화 '부산행', '집으로', '반도',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두 개의 삶' 감독으로 유명한 연상호 감독과 프라다가 명품 영화와 명품 컬처 간 콜라보를 이뤄냈다.
프라다는 5일 서울 인사동 코트에서 제10회 프라다모드를 개최했다. 이날부터 6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프라다 모드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와 협업해 콘텐츠를 선보이는 문화 행사로, 서울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행사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과 연계해서 열린다. 프라다모드를 서울에서 열었다는 것은 프라다가 서울을 문화적 가치가 큰 도시로 봤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문화콘텐츠 중에서도 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K-무비'에 주목해 콜라보 전시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이숙경 프라다모드 서울 큐레이터는 "프라다 재단은 문화 예술 전반에 깊은 관심과 조예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영화와 감독에 대한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10회 행사는 그 전과는 다른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으며, 미술을 중심으로 꾸려보자는 의지가 있었다. 현재의 한국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매체(장르)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다 모든 이들이 즐기고 잘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주제로 선정했으며, 미술과 영화를 어떻게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줄 것인가에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행사 첫날인 이날 대담에서는 연 감독이 프라다의 삼각형 로고가 가슴께에 박힌 흰색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마이크를 잡았다. 프라다가 행사 첫날의 첫 행사로 배치한 연 감독과 양익준 감독의 대담 무대에 함께 올랐다. 양 감독은 연 감독이 맡은 '지옥' 시즌1에서 형사 진경훈으로 출연했다. 양 감독은 2009년 각본·감독·주연한 영화 '똥파리'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연 감독은 입고 나온 흰 티를 바라보며 "미술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볼 기회를 준 것도 감사한데 옷까지 이렇게 마련해줘 입어보니, 나는 노스페이스에만 적합한 몸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프라다하고도 맞을 수 있구나 생각한다"며 "앞으로 진행할 모든 제작 발표회 때 이렇게 입고 나가 자발적 프라다 엠배서더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K-명품 감독과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만남을 '의외로 합이 좋은 모험'이라 표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기능성 옷을 좋아한다. 처음에 협업 제안이 왔을 때, 프라다에서 왜 이런 모험을 하는 걸까 생각했는데, 저는 전시라는 포맷에 마음이 끌렸다"라며 "사실 서양화를 전공했는데 막상 서양화 작업을 한 번도 안 했었고, 그래서 더 미술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서양화가 전공이기도 하고 만화, 애니메니션, 영화 등 여러 가지 했는데 정작 미술쪽 일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프라다모드 서울을 통해 등 떠밀려 한 셈"이라며 "게다가 프라다와 함께 하는 것이다보니 제가 생각한 것을 구현하는 데에 필요한 돈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두 감독은 오전 11시 30분부터 한 시간 가량 그동안 만들어 온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창작자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냈다.연 감독은 '지옥'이라는 작품이 단편영화, 웹툰, 넷플릭스, 그리고 전시로까지 확장되면서 어떻게 다양한 콘텐츠 포맷 간의 경계를 넘나들었는지에 대한 스토리를 전했다.
또 이날 연 감독은 프라다가 마련한 전시 공간에 웹툰 '지옥'의 주인공 정진수가 살던 방을 부분적으로 재현한 장소 특정 설치 작품인 '지옥'을 전시하기도 했다. 일종의 범죄의 현장인 이 방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정진수의 사이비 종교, 천사가 예언한 정진수의 운명, 지옥사자의 시연으로 인한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벽, 바닥, 천장을 온통 새하얗게 뒤덮은 초현실적 공간에서 근거 없는 맹목적인 믿음을 상징하는, 불에 탄 정진수의 시신 잔해를 발견하게 된다.
이날 프라다가 공개한 연 감독의 전시는 '다중과 평행'이라는 주제로 이뤄졌다. 여기에 '달콤한 인생', '조용한 가족', '장화, 홍련'의 김지운 감독(전시명: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의자 위의 남자', '빈방'의 정다희 감독(종이, 빛, 유령)의 전시도 함께 했다.
이날부터 이틀 간 코트에서 열리는 프라다모드 서울에서는 서로 분리돼 있으면서도 연결된 세 공간을 통해 세 감독의 독특한 시선과 세계관으로 구상한 설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곳곳에는 막걸리와 맥주 등 주류, 소고기안심떡볶이와 김치아마트리치아나 등의 간식류와 식사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밤에는 디제잉 파티가 진행된다.한편 프라다모드는 카르스텐 휠러가 기획했던 프라다 더블 클럽에서 발전한 현대 문화 시리즈로 예술, 음악, 음식, 엔터테인먼트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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