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맞은 남성복 ‘갤럭시’....정장 불황에 캐주얼 전략 탈바꿈 ‘1000억’ 넘을까

최효정 기자 2023. 9. 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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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범 40주년 맞은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
작년 매출 1000억 올렸지만... 올해 노타이 근무 따른 수요 감소 봉착
위기 봉착한 삼성 패션...캐주얼 전략 통해 브랜드 이미지 변신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가 올해 출범 40주년을 맞아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변경하고 라이프스타일 선도 브랜드로 콘셉트를 탈바꿈한다. 전통적인 기성복 브랜드에서 고급화 및 캐주얼화 전략을 통해 전세대를 공략한다는 목표다. 경기 불황과 정장 수요 감소 등으로 침체된 남성복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란스미어 팝업스토어(임시 매장)에서 ‘갤럭시 4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이무영 삼성물산 패션부문 남성복 사업부장(상무)이 참석했다.

갤럭시 40주년 간담회에 나선 이무영 삼성물산 패션 부문 상무/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이무영 상무는 “과거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갤럭시가 한국 남성복을 대표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라이프스타일 제안 브랜드로 탈바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는 1983년 9월 출범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정장 브랜드로 올해 출범 40주년을 맞았다. 삼성물산의 갤럭시 매출은 지난해 약 1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남성복 시장 특히 정장은 저출산과 재택 및 노타이 근무에 따른 구조적인 수요 감소 문제에 봉착했다. 경기 불황과 기존 고객의 해외 명품 이탈 등도 악영향을 미쳤다.

남성복 매출은 작년 엔데믹 영향으로 성장 추세를 보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다시 하락 추세다. 3대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 내 매출도 지난 4~6월까지 세 달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남성복 매장이 축소되는 등 백화점 내 입지도 줄고 있다.

해외 유명 남성 브랜드인 제냐도 지난해 흑자 전환하긴 했지만 한국에서의 매출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법인인 에즈라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29억원, 영업이익은 2억4500만원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는 고급화 및 캐주얼화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브랜드 BI도 기존의 타임리스 클래식(TIMELESS CLASSIC)에서 테일러드 엘레강스(TAILORED ELEGANCE)로 변경한다. 고급 소재와 한국인의 체형에 맞춘 브랜드라는 전통적 강점에 더해 정장부터 캐주얼까지 아우르는 현대적 감성의 남성복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이 상무는 “에르메질도 제냐도 캐쥬얼 비중을 늘리고 브랜드명을 제냐로 바꾸는 등 리브랜딩 작업을 거쳤다”라면서 “갤럭시도 이처럼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해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정형화된 남성성을 벗어나 자신만의 취향과 기호를 가진 고객의 선호에 앞선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해 한층 진보된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의 새로운 로고./갤럭시 제공

브랜드 로고도 새로 변경한다.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한 서체로 바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 연출로 신규 고객을 끌어오려는 의도에서다.

또 갤럭시 브랜드 내에서도 가격 및 디자인에 따라 세분화한다. 신진 디자이너 강혁과 협업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젊은 감성의 콜렉션을 선보이고 골프 및 캐주얼 라인 제품도 더 확장한다. 브랜드 모델로는 헐리우드 배우인 조쉬 허트넷을 기용했다.

아울러 서울 한남동 란스미어 플래그십 매장과 편집매장 콘셉트인 아뜰리에 디 갤럭시를 중심으로 최고급 가구, 조명, 문구류, 향수 등을 수입해 고급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도 꾀한다. 이태리 크리스탈 전문 브랜드인 카를로 모레티, 이태리 가죽 소재 브랜드인 지오바냐라 등 최고급 브랜드 등이 입점할 예정이다.

이 상무는 “한남동 플래그십 매장을 국내 남성복의 최고 메카로 성장시키고 이 모델을 백화점 등에 접목한 콘셉트인 아뜰리에 디 갤럭시 매장을 거점으로 성장해 남성복 시장을 이끌 것”이라면서 “해외 프리미엄 명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2조 매출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가량 늘어난 5240억원, 영업이익은 8% 줄어든 57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골프 열풍 등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 들어 역기저 효과와 함께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의류 소비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효자 역할을 했던 톰브라운 등과의 판매 계약이 종료되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 이에 전통 강자인 갤럭시의 변신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이 상무는 “해외 명품과 겨룰 수 있는 수준이 되어서 국내 시장을 선도하겠다”면서 “향후 국내 시장에서 목표치를 이룬다면 해외 매장도 생각할 수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계획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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