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지진 조선인 대학살 부인하더니”…日문서 발견

김경호 2023. 9. 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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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일본 지방의 지사가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발견됐다고 현지 시민단체가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기록이 없다며 사실상 부인하고 있는 것을 뒤집을 새로운 증거라고 주장했다.

5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시민단체인 '간토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 사실을 알고 추도하는 가나가와(神奈川) 실행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전날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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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0주기
발생 일시, 범죄 사실, 피해자의 직업과 연령 등이 기재
14명 피해자의 이름도 있어
간토대학살로 희생된 조선인의 시신. 독립기념관 제공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일본 지방의 지사가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발견됐다고 현지 시민단체가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기록이 없다며 사실상 부인하고 있는 것을 뒤집을 새로운 증거라고 주장했다.

5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시민단체인 '간토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 사실을 알고 추도하는 가나가와(神奈川) 실행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전날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이 같이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1923년 11월 21일자 작성된 것으로 작성자는 당시 가나가와현 지사 야스코치 아사키치다.

문서에는 "지진 재해에 따른 조선인, 중국인에 관한 범죄 및 보호 상황 기타 조사의 건"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받는 사람은 일본 내무성 경보국장이다.

문서의 "내지인이 조선인에 대한 살상사건조" 항목에는 57건, 총 145명이 살해된 사례가 실렸다. 발생 일시, 범죄 사실, 피해자의 직업과 연령 등이 기재됐다. 14명의 피해자의 이름도 있다.

특히 '범죄 사실' 항목에는 방화 등 유언비어를 믿은 민중이 "범행을 저지른 조선인이라고 생각해 불안과 혼란을 느낀 나머지 살해" 등이 명기됐다.

위원회에 따르면 문서는 조선인 학살을 연구한 재일 역사학자 고(故) 강덕상 씨가 약 10년 전 고서점에서 발견했다.

위원회 대표인 야마모토 스미코(山本すみ子·84)는 문서를 근거로 강 씨와 공동 저자로 '가나가와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관계 자료' 책을 간토대지진 100주기를 맞이해 출간했다.

야마모토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문서가 "(일본) 정부가 학살을 은폐해온 증거"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얻은 민간 증언 등이 문서와 일치한다며 "문서로 (사실관계가) 보다 확실해졌다"고 밝혔다.

호세이(法政) 대학의 사회학부 신창우 교수는 이번 문서에 대해 "현 지사와 경찰 당국의 대화 문서로 보인다. 관헌 측이 학살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기한 자료는 이례적"이고 지적했다. "연구가 필요하지만 학살 실태 규명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대지진 당시 "재일조선인(또는 중국인)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라는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일본 민간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해 6000여명에 이르는 재일조선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올해로 100주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가) 조사한 데 한정한다면, 정부 내에서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간토대지진 직후 조선인 학살을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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