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공천' 장고 들어간 국민의힘…'윤심' 앞세워 정면돌파?

민동훈 기자 2023. 9. 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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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빌딩에서 오는 10월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위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8.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음 달 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할지 여부를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공천키로 하면서 여당의 셈법이 더 복잡해진 모양새다.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이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진 김 전 구청장의 경쟁력이 진 전 차장에 밀릴 게 없는 만큼 '해볼만 하다'는 내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후보 공천은 통상적으로 매주 월요일, 목요일에 열리는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결정된다.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하면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위산업 육성과 발전방안을 위한 연속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서구청장 공천 여부는)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며 말했다. 전날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 문제는 여러 가지로 복잡하다"며 "지금 지도부에서 깊이 고민하고 있고 이번 주 정도에는 어느 정도 결론을 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위산업 육성과 발전방안을 위한 연속 토론회'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9.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전 구청장 귀책 사유로 발생한 보궐선거인 만큼 후보 무공천 원칙을 지키겠다는 기류가 강했다.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강서구에서 원칙을 어기고 후보를 내더라도 사실상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도 무공천 주장에 힘을 보탰다. 자칫 공천했다가 당선에 실패할 경우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흠집이 날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사면 복권되면서 당내에서 '귀책 사유 자체가 없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김 전 구청장의 사면 자체에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단 해석도 나온다. 전날 민주당이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전 구청장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경찰 출신인 진 전 차장을 전략공천키로 한 만큼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해 맞불을 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일찌감치 김 전 구청장의 공천을 주장했다. 정 부의장은 "문재인 정권의 권력형 비리와 불법을 세상에 알린 전 강서구청장, 이를 공무상 비밀 누설이라며 기소한 문재인 정권의 검찰, 이를 유죄로 판결해 당선을 무효화시킨 문재인 정권, 김명수 체제의 사법부. 이번 보궐 사태는 국민의힘 후보의 귀책에 의해 발생한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거들었다. 홍 시장은 "공익을 위한 폭로로 선고유예를 해도 될 그런 사안을 굳이 집행유예를 했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보고 대통령께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즉시 사면한 게 아니냐"며 "그러면 당연히 공천해서 수도권 민심의 흐름을 확인해보고 총선 대책을 세우는 게 맞지 않냐"고 했다.

강서구가 전통적으로 진보진영에 유리한 지역구지만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김 전 구청장의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전략 공천한 진 전 차장의 경우 지역기여도가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통상 투표율이 저조한 보궐선거에선 당원들의 조직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지역구에서 오랜 시간 조직을 다져온 김 전 구청장이 더 유리할 수 도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현재 여론조사 추이에서도 김 전 구청장, 진 전 차장의 지지율은 접전 양상을 보인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8~29일 18세 이상 강서구민 1004명에게 조사한 가상 대결에서 김 전 구청장(29.9%)은 진 전 차장(30.1%)과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서 ±3.1%p)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기현 대표는 현재 공천과 무공천 여부에 따른 실익을 분석한 보고서를 받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의 결심만 남은 상태"라며 "개인보다 당을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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