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클볼’이 뭐길래… 美 테니스 의류·슈즈 판매 급증
컨설턴트로 일하는 킨제이 왓킨스(29)는 3개월 동안 피클볼 관련 용품에 1000달러(약 132만원)를 썼다. 일주일에 2~3회 즐기고 있는 피클볼 경기를 위해 신발, 공, 테니스 의류 등을 준비한 것. 왓킨스는 “피클볼은 내 삶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에 계속 돈을 투자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 피클볼 열풍이 불면서 소매업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피클볼은 배드미턴 복식 사이즈와 비슷한 크기의 코트에서 테니스와 탁구 라켓 중간 사이즈 크기의 라켓(피클볼에선 패들이라 부름)을 들고 공을 치는 스포츠다.
피클볼은 북미 지역에서 2016년부터 서서히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배우기 쉽고 모든 연령층과 다양한 체격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었다. 여기다 코로나19가 대유행 하면서 피클볼 인기가 5~10년 앞당겨졌다는 평가다.
피클볼이 인기를 끌면서 미국 전역의 레크리에이션 센터는 피클볼 강의를 열고 있다. 테니스 코트를 피클볼용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피클볼 인기는 과거 요가, 에어로빅 수준이라는 평가다. 스포츠피트니스산업협회에 따르면 피클볼 참여자는 2022년에만 1년 전보다 85.7% 증가했고 지난 3년 동안에는 158.6% 급증했다. 이를 반영하듯 피클볼 장비 판매는 2020년 이후 거의 500% 급증했고 관련 매출은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3억400만달러(약 4020억4000만원) 기록했다.
판매가 늘어난 대표적인 물건은 피클볼 패들이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40달러(약 5만3000원)짜리 패들은 입문용이다. 이후 자신만의 패들을 갖고 싶어하는 이들은 70달러(약 9만원)에서 250달러(약 33만원) 사이의 패들을 구입한다.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 동안 390만개의 패들이 판매됐다. 2020년 같은 기간, 110만개가 팔린 것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피클볼 인기에 고가 운동복을 파는 룰루레몬(Lululemon)은 물론 나이키에서 테니스 스커트를 사는 이들이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라켓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일조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미국에서 요가 바지와 레깅스가 캐주얼 복장을 대표했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미국인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스웨트팬츠, 스웨트셔츠와 같은 좀 더 편안한 옷을 선호하게 됐다. 이제는 땀을 흡수할 만큼의 기능성은 없지만, 밖에서 식사할 때 입을만한 테니스 스커트가 캐주얼 복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WP에 따르면 피클볼을 포함해 테니스 의류 매출은 2020년 이후 41% 성장했다. 지난해 6월부터 1년동안 테니스 의류 매출은 3억4000만달러(약 4496억50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테니스화 매출은 같은 기간 전년 대비 12% 증가한 4400만달러(약 582억3400만원)를 넘어섰다.
유통업계는 피클볼 인기를 사업의 기회로 삼고 있다. 월마트는 피클볼 패들, 공, 기타 피클볼 관련 상품 진열 공간을 3배로 늘렸다. 신발 가게는 피클볼 전용 신발 재고 확보에 분주하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쇼핑몰을 피클볼 경기장으로 바꿔주는 ‘피클몰’이라는 스타트업도 생겼다.
프로야구 선수와 리틀 리그 선수들이 사용하는 장갑으로 유명한 프랭클린 스포츠는 피클볼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피클볼이 여러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스포츠의 아담 플랭클린 최고경영자(CEO)는 “피클볼은 진정한 유니콘 스포츠”라며 “대중이 참여하고 있는 것은 물론 대량 소매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랭클린 스포츠는 테니스 공보다 큰 피클볼을 넣기 쉬운 더 큰 주머니를 가진 피클볼 전용 의류 라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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