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격 일부러 유도한다… 우크라 도입한 ‘미끼 무기’ 정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미끼 무기’를 도입했다. 플라스틱, 목재, 금속 등으로 외관만 무기처럼 만들어 러시아의 무기 소진을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영국 가디언은 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미끼 무기 제조 공장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끼 무기 제조 공장에서는 ‘발사되지 않는’ 대포, ‘아무것도 감지할 수 없는’ 레이더 트럭, ‘폭발물 없는’ 미사일 등이 제작된다.
이 ‘무기’들의 목적은 러시아의 전력(戰力) 낭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가짜 무기를 진짜 무기로 착각하고 탄약, 미사일, 드론 등을 빨리 소진하도록 한다. 미끼를 제공하는 셈이다. 가디언은 “미끼를 공격하는 것은 러시아에 큰 비용이 드는 실수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실제 공격이 한 번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미끼 무기의 핵심은 러시아가 이를 얼마나 빨리 파괴하느냐다. 러시아가 미끼 무기를 실제 무기로 오인해 빨리 공격을 가하면 가할수록 좋은 제품으로 여겨진다. 목표물에 도달할 때까지 버텨야 하는 일반 무기와는 전혀 다른 기준이다.
1년 이상 설계 및 제조를 연마한 기술팀이 정교하게 제작한다. 버려진 하수관이나 목재, 오래된 기름통 등 저렴한 것부터 고철, 금속 등 갖가지 재료가 활용된다. 러시아군의 열화상 카메라에도 포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열을 내는 기술을 접목할 정도로 ‘진짜’ 무기처럼 제작한다.
전쟁에서 속임수를 활용해 상대 진영의 세력을 약화 및 몰락시키는 건 흔한 전략 중 하나다. 대표적인 예시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의 목마’다. 트로이 전쟁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여신에게 바치는 선물이라고 여긴 트로이인들이 스스로 목마를 성 안으로 끌어들인 후 목마 안에 숨어있던 그리스군에 패배하는 이야기다.
우크라이나처럼 가짜 무기를 만들어 전력을 손실시키고, 상대 진영에 몰래 잠입해 반격하는 것 외에 병력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속임수를 쓰는 경우도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은 대규모 부대가 있다고 속이기 위해 음향 효과, 거짓 무선 신호 등을 활용해 착시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국의 민속놀이 강강술래가 이순신 장군이 왜군에게 조선군이 아직 많다고 착각하도록 하기 위해 부녀자들을 모아 불을 들고 해안가를 따라 돌도록 한데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우크라이나 미끼 무기 제조 공장 관계자는 “적은 바보가 아니다. 우리는 현실에 적응해야 하며, 항상 작업에 새로운 것을 추가해야 한다”며 “새 모델을 내보냈을 때 러시아가 이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면, 우리의 설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승리를 고대하고 있으며, 더 이상 미끼 무기를 만들지 않게 되는 날을 기다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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