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윤활유에 액침냉각까지…'새 판' 짜는 SK엔무브

이다솜 기자 2023. 9. 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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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SK엔무브 'ZIC 브랜드데이' 개최
전기차 윤활유·열관리 시장 개척…선도기업 노린다
박상규 사장 "ZIC 통해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 탈바꿈"
[서울=뉴시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엔무브) 2023.9.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내연기관차량이 줄어든다고 SK엔무브의 성장이 멈출까요? ZIC(지크) 브랜드로 엔진 오일 시장뿐 아니라 전력 효율화 시장을 새로 열겠습니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브랜드데이'에서 미래 비전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SK엔무브는 정유업계 최초의 윤활유 브랜드인 ZIC을 활용해 미래 에너지 핵심인 전력효율화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용 윤활유, 열관리 시장을 개척해 2040년까지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데이터센터, 배터리 등 전기 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서 전력 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ZIC e-FLO’라고 명명했다.

2040년 12조원…'전기차 윤활유' 시장 선도

먼저 떠오르는 시장은 '전기차용 윤활유'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에 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같은 해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SK엔무브는 그동안 쌓은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전기차용 윤활유는 산업 표준이 따로 없어 제품 공급실적을 쌓아 고객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SK엔무브는 2013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해 제품을 제공하고 있고, 원료경쟁력 역시 점유율 40%, 글로벌 1위 고급 윤활기유인 그룹Ⅲ를 통해 갖추고 있다.

박 사장은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를 향상시키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SK엔무브는 원료 경쟁력과 기술력을 통해 이미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SK엔무브의 'ZIC 브랜드데이'가 열렸다. 2023.9.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새 먹거리 '액침냉각'…기존 대비 전력효율 30% 개선

또 다른 먹거리인 '열 관리' 시장에서도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액침냉각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미래에는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데이터센터가 늘게 된다. 이미 우리나라 데이터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가정용으로 환산하면 약 80만 세대에 이른다.

SK엔무브는 열 관리 시장에 주목해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 중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침전시켜 냉각하는 기술로,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 대비 총 전력효율을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

액침 냉각은 이제 막 개화하는 단계로 향후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배터리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 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해 선도기업이 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성능 테스트를 위해 이 제품을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실험 중에 있다.

기술 개발을 위해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늘리고 있다. SK엔무브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미국 PC 제조 및 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박 사장은 “액침냉각 외에도 냉난방 성능이 향상된 친환경 냉매도 최근 개발을 시작했다"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SK엔무브는 '에너지 세이빙 컴퍼니'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내연기관용 ZIC도 개선…서남아 등 新시장서 점유율 확보

한편 기존 주력 제품이었던 내연기관용 윤활유의 경쟁력도 강화한다.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동남아시아나 중동 등에서는 내연기관차가 여전히 많다. 클라인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의 경우 204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6.6%에 이른다. SK엔무브는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ZIC의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점유율 확대 전략에는 그룹Ⅲ 윤활기유를 활용한 고급 저점도 엔진오일 ZIC의 경쟁력이 중심이다. SK엔무브는 연비향상과 엔진보호 기능을 겸비한 저점도 엔진오일을 2008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고급 저점도 엔진오일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클라인 리포트는 저점도 엔진오일의 원료가 되는 그룹Ⅲ 이상 윤활기유의 수요가 2040년에는 2020년 대비 12.7%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끝으로 박 사장은 "SK엔무브는 산업현장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에너지가 쓰일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향후 ZIC를 통해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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