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 3.4%…한은 "예상 수준, 10월 이후 3% 내외 등락"
"그간 기저효과가 반대로 크게 작용…기여도 절반"
"9월, 8월 수준 혹은 그 이상…기조적 둔화 흐름 유지"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전년동월대비 3.4%를 기록하면서 7개월 만에 반등했다. 물가상승률이 7월 2.3%까지 낮아졌던 터라 물가 오름세가 다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 움직임이 평탄하지 않을 수 있지만, 기조적으론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3.4%를 기록,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특히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2.7%를 기록하고 7월엔 2.3%까지 떨어졌으나, 8월 급등했다. 7월 대비 무려 1.1%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한은은 8월 물가상승률에 대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박창현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장은 “지난달 경제전망 당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최근 석유류 및 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급등은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박 팀장은 “석유류가격이 그간의 기저효과가 반대로 크게 작용한 가운데, 최근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월대비 상당폭 올랐고, 농산물가격도 집중호우·폭염·태풍 등 영향으로 빠르게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이 7월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저효과의 물가 상승 기여도가 절반 정도를 차지했단 판단이다. 작년 상반기 중 석유류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 상반기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하는 데 기여한 반면, 작년 8월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이러한 기저효과에 따른 물가 반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유로지역, 영국 등에서도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은은 9월 물가 상승률은 8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팀장은 “1년 전과 최근 물가 흐름에 비춰 볼 때, 9월 물가 상승률은 8월 수준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석유류가격의 경우 작년 9월 전월대비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남아 있는 데다 최근엔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농산물가격도 기상여건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추석 수요 등으로 상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물가경로에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팀장은 “앞으로 유가 및 국제식량가격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한 가운데 그간 누적된 비용상승압력의 파급영향, 공공요금 및 유류세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물가 움직임이 평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지난 2년에 비해 물가상승압력이 완화되면서 기조적으론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물가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겠지만, 한두달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기보단 추세적인 물가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8시 20분 본관 16층 회의실에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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