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항생제 주의보…대형병원보다 4배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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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0 병상 미만의 중소병원이 1200 병상 이상 대형병원보다 4배 이상 많은 양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병상 규모에 따라서 항생제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1년 100병상 미만의 병원의 항생제 사용량은 4324.1 DOT으로, 300~599병상 규모의 병원(813.4 DOT)과 비교하면 5배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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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미만 소아 항생제 사용량 성인의 1.7배
국내 100 병상 미만의 중소병원이 1200 병상 이상 대형병원보다 4배 이상 많은 양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병원이 상급종합병원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항생제를 사용했다. 병상수가 많은 상급 병원일수록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많이 수용하기 때문에 항생제를 더 쓸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질병관리청이 5일 대한감염학회와 공동으로 발간한 ‘전국 의료기관 항생제 사용량 분석 연보’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질병청과 감염학회는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을 줄이기 위해 2021년부터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량을 측정하는 ‘전국 의료기관 항생제 사용량 분석 및 환류시스템(KONAS)’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분석 결과 전체 항생제 사용량은 2018년 1325.6 DOT(처방일수)에서 2021년 1239.6으로 줄었다. 그런데 병상 규모에 따라서 항생제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1년 100병상 미만의 병원의 항생제 사용량은 4324.1 DOT으로, 300~599병상 규모의 병원(813.4 DOT)과 비교하면 5배가 넘었다.
병원 종류별로는 일반 병원의 항생제 사용량이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과 비교해 약 3배 정도 많았다. DOT는 항생제를 환자에 투여한 일수, 환자 1000명으로 보정한 값이다. 최준용 대한감염학회 학술이사(연세대 의대 교수)는 “항생제가 많이 쓰이게 된 원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며 “중소병원의 항생제 사용의 적정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15세 미만 소아의 항생제 사용량이 성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국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의 소아 항생제 사용량은 평균 2028.8로, 성인(1215.3)보다 70% 많았다. 하지만 소아에 항생제를 많이 쓰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벌어지는 문제다.
소아가 자주 걸리는 감기 중이염 부비동염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은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치료가 가능한데, 보호자 등이 원해서 항생제를 처방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최 학술이사의 설명이다. 최 학술이사는 다만 “과거와 비교하면 이 수치도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21년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항생제는 세팔로스포린 계통의 항생제였다. 세팔로스포린 계통 항생제는 개발 시기와 항균 범위에 따라 1~4세대로 나뉜다. 1~2세대는 피부, 복부 감염에 쓰이고, 3~4세대는 중환자에 쓰이는 광범위 항생제다.
최 학술이사는 “세팔로스포린 3세대 항생제의 경우 항균 범위가 가장 넓다”며 “내성 문제를 생각한다면 항균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은 1~2세대를 쓰고, 3세대는 아껴서 쓰는 사용패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의 참여기관은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이 중심이며, 지난 2021년 26곳에서 올해 110곳으로 늘었다. 이번 연보는 KONAS 참여기관은 물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활용한 전국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일반병원의 사용량을 분석했다.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번째로 많다. 김남중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항생제 처방을 줄이려면 감염 전문의들이 항생제 처방 상황을 함께 점검하면 좋은데, 감염 전문의가 부족해 일반 병원급에선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과 감염학회는 국내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과 내성 현황의 객관적 자료를 도출하고, 이를 비교·분석해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유도하는 데 이번 연보가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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