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 알아 들을까?…네카오, 특화 서비스로 해외AI 넘는다

황국상 기자 2023. 9.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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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국산AI '골든타임']③공룡 빅테크 넘어라…국산AI '특화' 어떻게
[편집자주] 오픈AI의 '챗GPT'를 시작으로 구글·메타 등의 초거대AI 플랫폼이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국산 초거대AI 기업들도 세계시장을 홀릴 독창적 기술력을 승부수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우리 정부와 민간의 지원도 단단하다. 미래 사회의 중추 기술인 AI 주도권을 글로벌 빅테크에 내주면 자칫 '디지털 기술 주권' 전체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산 초거대AI의 '골든타임'을 지키려는 각계의 노력을 조명한다.

국내 기업들의 초대형 AI(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가속도가 붙었다. 네이버(NAVER)가 하이퍼클로바X를 최근 발표한데 이어 카카오브레인이 올 4분기 중 기존 한국어 기반 AI 언어모델 KoGPT를 업데이트한 버전을 내놓는다. 전문 SW(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닌 곳들까지도 자체 초거대 AI모델 및 AI를 접목한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방대한 학습량에 의존한 해외 AI모델과 달리 한국어와 한국적 맥락,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계된 서비스가 국산AI 모델의 강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네이버·SKT·엔씨 등 출격…카카오·KT 등도 대기
LG AI연구원은 지난 7월 자체 개발 엑사원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4만5000여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엑사원 모델 대비 처리 시간이 25% 줄고 메모리 사용량도 70% 줄어드는 등 총 비용이 78% 줄었다는 게 LG AI연구원 측 설명이다.

네이버는 지난 달 기존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한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소개했다. 챗GPT 대비 한국어 학습규모가 6500배에 이르는 등 외국 AI 모델에 비해 한국어 및 한국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훨씬 자세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와 함께 검색 서비스인 'CUE:(큐)'를 비롯해 사용자·창작자용 솔루션, 판매자·광고주·기업용 솔루션 등을 잇따라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자체 AI 브랜드 '에이닷'(A.)을 기반으로 도이치텔레콤, 싱텔 등 글로벌 텔코(통신사)들과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텔코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 AI와 통신 서비스를 접목한 솔루션을 내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초거대 AI '바르코 LLM(대형언어모델)'을 공개했다. '바르코 스튜디오'라는 브랜드로 이미지, 텍스트, 디지털휴먼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비롯해 '바르코 LLM'을 게임 외에도 금융, 바이오, 교육 등 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포부다.

예고된 솔루션들도 많다. 카카오브레인은 올 4분기 KoGPT 2.0을 공개한다. 기존 KoGPT와 칼로(Karlo) 등 생성형 AI를 고도화한 버전이다. 기존 60억개 수준인 파라미터를 대폭 늘리고 여타 카카오 서비스와 접목한 AI 모델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KT는 이르면 10월 말 자체 개발 초거대 AI '믿음'을 내놓는다. 국내 최다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보유한 KT클라우드를 기반으로 AI반도체 전문기업 '리벨리온', AI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모레'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기업들이 AI를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풀스택(Full Stack) 서비스를 '믿음'(Mi:dm)이라는 브랜드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금융 등 높은 보안성을 요구하는 고객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보안성을 구축한 점 등이 장점이다.
국산AI의 무기는 '한국어'와 '서비스'
오픈AI의 챗GPT 출현 후 MS(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주요 솔루션에 AI 기술을 접목하기로 하면서 국내외 빅테크들의 생성형 AI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구글, 메타, 아마존, 화웨이, 바이두 등이 파라미터(매개변수) 1조개 이상의 초대형 AI를 잇따라 내놨다. 국내 AI모델 개발사들에 비해 압도적인 학습량을 갖춘 모델들이다.

국산 AI는 다른 강점이 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AI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가 플랫폼을 이용할 때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서비스"라며 "그걸 가장 잘 모아놓은 사이트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이고 지난 23년간 누적된 UGC(이용자 생성 콘텐츠)는 국내 플랫폼들이 가지는 강력한 이점"이라고 했다.

그는 "코딩 등 복잡한 추론을 요구하는 수요에는 글로벌 LLM 기반 AI가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다"며 "전문 데이터의 언어는 대부분 영어로 구성돼 있어 영어 데이터를 많이 학습한 글로벌 LLM에 우위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생성형 AI에도 기회가 있다고 강조한다. 최 연구원은 "맛집찾기, 여행추천, 렌터카 예약 등 일상적 질문에서는 한국어 정보와 UGC, 한국 로컬기업과 제휴돼 있는 한국형 생성형 AI가 이점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문적 데이터의 경우도) 국내 역사, 국내 학계 연구 등 한국어 데이터가 더 많은 경우는 국내 생성형 AI가 유리하다"고 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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