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없는 전기차도 윤활유 필요…'54조 시장' 손뻗는 '지크' SK엔무브

한재준 기자 2023. 9.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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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엔무브가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를 기반으로 전력 효율화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전기차용 윤활유와 열관리 제품의 경쟁력을 키워 오는 2040년 5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력 효율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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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효율화 제품 'ZIC e-FLO'로 성장동력 확보…"전기차 윤활유 시장 선도"
SKT와 액침냉각 성능시험…2030년 내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 상용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브랜드 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SK엔무브가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를 기반으로 전력 효율화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전기차용 윤활유와 열관리 제품의 경쟁력을 키워 오는 2040년 5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력 효율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SK엔무브는 5일 서울 광진구 한 호텔에서 'ZIC 브랜드 데이'를 열고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2009년 SK에너지에서 분사 이후 1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SK엔무브는 전력 효율화 플루이드(Fluids, 흐르는 성질이 있는 액체·기체) 시장 진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전기차용 윤활유와 데이터 센터·배터리 액침냉각 플루이드를 'ZIC e-FLO'라는 브랜드로 생산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SK엔무브는 이미 지난 2013년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 시장에 뛰어들었다. 내연차 윤활유 시장보다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만큼 완성차 기업의 전동화 전략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전 세계 전기차 비중은 48%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역시 1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전기차도 전비를 향상하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고,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 원료경쟁력과 앞선 기술력을 통해 이미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엔무브는 열관리 플루이드도 전력 효율화 핵심 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2040년 42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엔무브가 5일 'ZIC 브랜드 데이'에서 공개한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플루이드.

SK엔무브는 지난해 미국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통해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의 열관리에 활용하는 액침(液浸)냉각 플루이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 PC 제조 및 IT 솔루션 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와 액침냉각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액침 냉각은 배터리 등 제품을 유체에 직접 넣어 식히는 방식으로 차세대 열관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액침냉각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공랭식 냉각 대비 전력 효율을 약 30% 이상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엔무브는 SKT 데이터 센터에 액침냉각 플루이드의 성능 시험을 진행 중이다. 박 사장은 성능 시험 결과에 대해 "매우 성공적"이라고 밝혔다. SK엔무브는 이날 행사에서 액침냉각 플루이드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SK엔무브는 2030년까지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용 액침냉각 플루이드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사장은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열관리를 통한 전력효율 증대가 미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

SK엔무브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기존 내연기관용 윤활유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보급 확산에도 서남아시아와 중동 지역 등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향후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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