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웃을 일 없으시죠?"…'가문의 영광:리턴즈', 이유 있는 자신감
[Dispatch=김소정기자] "작품성은…기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탁재훈)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가문의 영광'이 리턴즈로 돌아왔다. 더욱 강력해진 코믹 군단으로 뭉쳤다. 웃음 하나만큼은 '보장'한다고 자신했다.
"요즘 뉴스보면 사회에 웃을 일이 없어요. 우리 영화 보면 몇 번은 웃어요. 명절엔 웃어야 되잖아요. 크게 한바탕 웃읍시다. 하하."(김수미)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5일 서울 CGV 용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배우 김수미, 탁재훈, 윤현민, 유라, 정준하, 추성훈, 기은세, 정태원 감독, 정용기 감독이 참석했다.
제작발표회는 1시간 정도 소요됐다. 예고편만큼 웃겼던 건, 배우들의 입담. 누구든 입을 열기만 하면 빵빵 터졌다. 촬영 현장 분위기는, 묻지 않아도 짐작됐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스타작가 대서(윤현민)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유라)의 혼사를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이야기다.
'가문의 영광'(2002년)의 6번째 시리즈다. 오리지널 멤버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가 다시 의기투합했다. 윤현민, 유라가 새로 합류했다. 추성훈, 기은세도 힘을 보탰다.
제작은 5~6년 전부터 준비했었다.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는 이미 캐스팅 된 상태. 촬영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탁재훈은 "시간이 지나도 촬영을 안 하길래 포기했었다. 그런데 연락이 와서 기분이 좋았다. 영광을 함께 했던 분들과 다같이 모인다니…"라고 웃었다.
정준하도 "저도 계속 기다렸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스케줄이 없었다. 저는 개런티 상관 없이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문'의 새로운 얼굴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윤현민, 유라 캐스팅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배우들 모두가 거절했기 때문이다.
정태원 감독은 "윤현민, 유라가 첫 번째 초이스는 아니었다"고 깜짝 발언을 했다. 웃음이 터졌다. 모두가 정태원 감독을 바라봤다.
탁재훈은 "감독님, 나가주세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김수미는 진지하게 "개런티가 안 맞았나요?"라고 물었다.
정태원 감독은 말을 이어갔다.
"얼마나 대본을 돌렸는지 몰라요. 많은 배우들이 거절을 했어요. 그 배우들을 VIP 시사회에 초대하고, 최종스코어를 보내 후회하게 할 겁니다."(정태원 감독)
"복수극인가요?"(탁재훈)
윤현민 캐스팅 과정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캐스팅이 안 돼 누가 남았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배우 김승우한테 전화가 왔다. 아내 김남주랑 식사하고 있다고 오라더라. 거기에 윤현민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정태원 감독은 "굉장히 잘생겼고, 예의도 바르더라. 대화는 안 나누고 식사만 했다. 그리고 헤어졌는데 배우가 없으니까 '이 친구는 시간이 되나?'하고 김승우한테 전화했다. 그리고 윤현민한테 연락을 받아 캐스팅하게 됐다"고 말했다.
"감독님 미쳤나봐요."(탁재훈)
유라 캐스팅도 극적이다. 정태원 감독이 인터넷에서 유라의 과거 '부X산맥' 예능 짤을 보게된 것. 바로 유라 소속사에 전화했다.
대본 볼 시간 없으니, 바로 결정해달라고 부탁했다. 유라는 바로 'OK'. 그리고 일주일 후에 촬영이 시작됐다.
유라는 "워낙 유명한 시리즈여서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섭외 연락이 오자마자 시나리오도 안 읽고 바로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두 달만에 촬영을 마쳤다. 정태원 감독은 "7월 9일 촬영을 시작해, 28회 촬영을 마쳤다. 편집은 동시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트한 일정이라, 더 꼼꼼하게 준비했다. 정용기 감독은 "계획을 철저히 해 누수 없이 진행됐다. 사실 작품을 오래 전부터 준비해 무리 없었다"고 말했다.
과거 '가문의 영광'과의 차별점도 짚었다. 웃음을 주는 방식이다. 탁재훈과 정준하는 시대가 변하며 달라진 웃음 포인트를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정준하 "탁재훈씨가 '너랑 나랑 이대로 하면 죽는다'더라. 현장 분위기와 어울리는 즉흥적인 대사를 많이 했다. 덕분에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고 말했다.
탁재훈은 "옛날 코미디는 느리고, 인위적인 장면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요즘엔 호흡이 빨라졌다. 그런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영화의 관전포인트는 역시 '웃음'이다. 정태원 감독은 "작품 퀄리티는 보고 판단해달라. 웃음만큼은 감히 보장할 수 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마무리가 될 때 즈음. 김수미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었다.
"관객 여러분. 가문의 영광이 물론이고 강제규 감독의 '1947 보스톤'. 하정우가 달리고 있어요. 이 영화 많이 봐줘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시사회 봤는데 재미있어요. 많이 봐줘요. 강동원의 '천박사' 이것도 좋아요. 같이 살읍시다"라며 유쾌한 끝인사를 전했다.
한편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오는 21일에 개봉한다.
<사진제공=태원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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