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부, '아세안·G20 정상회의' 출국…5박7일 강행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5일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5박7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에 이어 인도를 방문할 예정인데, 이번 순방에서 최소 14개의 소다자회의 및 양자회담 등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친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12시30분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랐다.
서울공항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장호진 외교부 1차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다.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젤다 울란 카르티카 주한 인도네시아대사대리가 윤 대통령 부부를 환송했다.
윤 대통령은 어두운 남색 정장에 짙은 초록색 넥타이 차림으로 환송객들과 악수를 나눈 뒤 공군 1호기에 탑승했다. 김 여사는 흰색 재킷에 하늘색 블라우스, 흰색 치마 차림으로 'Busan is ready' 키링이 달린 손가방을 들고 탑승했다.
현재 확정된 양자회담은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캄보디아 △쿡 제도 △캐나다 △라오스, G20 정상회의 계기 △인도 △스페인 △아르헨티나 △모리셔스 △방글라데시 △코모로 등 13곳이다. 여기에 인도에서 열릴 믹타(MIKTA·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 등 중견 5개국 협의체) 정상회동이 별도로 있다.
다만 관심이 쏠린 한중 간 회담은 미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국가 주석이 온다는 얘기가 없고, 그 대안으로 총리가 올지도 중국이 인도에 공식 대답을 안 해주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인도에서 한중 간 회담을 계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국과의 양자 회동을 제대로 공식 회담이라 부르기 애매한데, 어쨌든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이뤄지지 않나 싶다"며 "하지만 지금 말한 6개 추가 양자회담 준비 타진 나라에 중국은 없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해 동포 만찬 간담회를 열고 6일 오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오후에는 의장국으로서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 실현을 위해 아세안과 한일중 간 협력 필요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아세안 청년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한-아세안 AI(인공지능) 청년 페스타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인도네시아가 주최하는 만찬 행사에 참석한다.
7일 오전에는 18개 나라 정상들이 안보 현안 등을 논의하는 전략적 성격의 포럼인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함께 한다. 김 차장은 "북핵 문제를 포함해 역내 현안, 국제 현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개진하고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속에서 어떻게 이를 수호할지, 한국이 무엇을 기여할지 말씀할 예정"이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다자회의 참석과 별개로 우리나라와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인도네시아 공식 방문 행사도 진행된다. 8일 오전에는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공식 환영식이 열리고 윤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주요 협력 문서 서명식에 이어 공동 언론 발표도 예정됐다.
8일 오후에는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로 이동해 동포 간담회를 시작으로 일정이 이어진다. 9일 오전에는 첫 세션인 '하나의 지구'에 참석해 기후, 환경, 에너지 변환 문제를 논의한다. 오후에는 '하나의 가족' 세션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10일 오전에는 각국 정상들과 같이 간디 추모공원에 헌화하고 세 번째 세션인 '하나의 미래'에 참석해 자유, 평화, 번영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대한민국의 주요 계획을 설명한다. 오후에는 현지 진출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연다.
김 차장은 이번 순방의 의미에 대해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본격 추진하고 글로벌 실리 외교, 부산 엑스포 총력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해 우리의 대 아세안 중시 입장을 밝히고 디지털 혁신 분야 협력사업 발표를 통해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본격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후변화 극복을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글로벌 책임외교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며 "우크라이나 재건지원에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도 천명한다"고 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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