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 가기 귀찮아서”···만리장성 굴착기로 뚫은 사람들
정원식 기자 2023. 9. 5. 13:43
산시성 ‘32 장성’ 토성 일부 구간 훼손
중국에서 길을 돌아가기가 귀찮다는 이유로 만리장성 일부 구간을 굴착기로 뚫는 사건이 발생했다.
5일 북경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산시(山西)성 숴저우 유위현의 만리장성에 속하는 ‘32 장성’의 토성 일부 구간이 훼손됐다.
현지 공안당국은 지난달 24일 장성을 훼손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대형 굴착기로 장성을 허문 정모씨(38)와 왕모씨(55) 등 두 명을 체포해 훼손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인근에서 공사를 하던 두 사람은 멀리 돌아가는 것이 귀찮아 장성을 허물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차량 두 대가 지나갈 수 있는 폭으로 장성을 허물었다.
‘32 장성’은 주변에 32개 마을이 있어 붙은 이름으로, 명나라가 북방 세력의 침입을 막기 위해 유위현 화린산 일대에 흙으로 축조한 만리장성의 일부다. 토성과 봉화대가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산시성 내 만리장성 가운데 보존 가치가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 국가급 명승지로 등록돼 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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