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백양사 본사와 말사 보물들 서울 나들이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전라남도 천년고찰 백양사의 본사와 말사에 있는 주요 문화유산들이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오는 8일부터 12월10일까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2023년 특별전 '백암산 백양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 백양사와 소속 말사들의 주요 문화유산 92건 132점이 전시된다.
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스님이 5일 서울 중구 불교역사기념관조계사에서 열린 특별전 '백암산 백양사' 설명회에서 "이번 전시는 백양사에서 보존 전승해 온 국보급 성보들의 높은 가치를 조명하고, 전남 북부의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용흥사, 불갑사, 심향사 등 백양사 말사의 성보를 살펴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남은 차량으로 이동하면 먼 지역"이라며 "특히 전남에서 성 보들이 먼 길 나들이를 하시는 만큼 이번 특별전은 천년의 유구한 세월 속에서 존경의 대상인 불상과 불화를 친견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에 자리한 백양사는 고려시대 각진국사 복구 스님이 중창했다. 조선시대 소요태능 선사가 백양사에서 수행한 많은 스님과 제자가 머물며 호남 중심 사찰로 자리 잡았다. 백파긍선·환응탄영을 거쳐 만암 종헌으로 이어지는 근·현대 고불총림을 이뤘다.
백양사는 천년 고찰로서 1650년 추정 '소요대사탑'과 극락보전에 모셔진 1607년 '목조아미타불좌상', 1775년 '아미타회상도'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서 가치가 널리 알려져 있다.
서봉 스님은 "다만 해당 성보는 박물관 층고가 낮아 이운 상 어려운 점이 있어 선보이지 못했다"며 "이번 전시에는 백양사의 새로운 불교문화를 선보일 목적으로 기존에 조명되지 않았던 '팔상도', 목공예가 불화와 결합된 '문門', 국내 유일한 칠원성군상 '소조칠원성군상' 등을 모셔와 전시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최근에 발견돼 조성연대가 확인된 1653년작 명부전 '지장보살좌상'과 발원문 '조성필공기'가 최초로 공개된다.
서봉 스님은 명부전 '지장보살좌상'에 대해 "현재 비지정 문화재이지만 1650년대 조성됐다는 복장기간이 나왔기 때문에 연대로 보면 충분히 보물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있다"며 "특히 지정보살좌상이 이번 전시를 통해 보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불교중앙박물관이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밖에 고려시대 중창주인 '각진국사 복구 진영'을 비롯해 환응탄영 스님이 필사하고 금해관영 스님이 소장했다. '서장기' 등 백양사의 고승들과 관련된 유뮬들이 선보인다. 근·현대 백양사를 중창하고 고불총림을 이끈 만암스님과 서옹스님의 유물도 공개된다.
이번 전시에는 백양사 주요 말사 유물 중 보물 '나주 불회사 건칠아미타불좌상' 보물 '나주 심향사 건칠아미타불좌상', 유형문화재 '나주 죽림사 건칠아미타불좌상'이 최초로 한 공간에 전시된다.
조선 후기 전남 북부 불교문화 대표 성보인 최고 오래된 괘불 '나주 죽림사 괘불'과 무염 스님의 초기작 '불갑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중 '목조약사불좌상' 등 보물 8점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1부. 백양사의 역사와 성보, 2부 전남 북부의 불교문화, 3부 근대 백양사의 중창과 고불총림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는 성보 스님이 불교중앙박물관 신임 관장으로 취임하고 진행하는 첫 행사다. 성보 스님은 신임 박물관장으로 향후 박물관 수장고 확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해지면 특히 시골에 있는 사찰들에 있는 귀중한 성보들을 보관하고 지키는 데 애로 사항이 많이 발생하리라 예측한다"며 "그 경우 중앙박물관이 성보를 보관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박물관에 새로운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양사 본사와 말사 성보들과 괘불의 이운의식 및 봉안의식은 오는 7일 오전 9시20분 불교중앙박물관 3전시실 입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개막식은 같은 날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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