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타를 위해서..’ 라모스가 사우디 거절하고 '18년 만에' 고향팀 세비야와 계약한 이유

[스포탈코리아] 주대은 기자=‘스페인의 살아있는 전설’ 세르히오 라모스가 고향팀 세비야로 돌아갔다.

지난 5일(한국 시간) 세비야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비야는 세르히오 라모스를 영입했다’라며 ‘오늘 아침 라모스는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했다. 계약 기간은 1년’이라고 발표했다.

라모스는 세비야 아카데미 출신이다. 7살부터 세비야 유니폼을 입은 라모스는 2003/04시즌 도중 세비야 성인팀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첫 시즌 7경기를 소화하며 경험을 쌓았다.

두 번째 시즌부터 세비야의 주전으로 올라섰다. 무려 41경기에 나섰다. 라모스는 세비야가 UEFA컵 진출 확정에 큰 공을 세웠다. 겨우 두 시즌을 치렀을 뿐인데 빅클럽이 그를 노렸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가 적극적이었다.

결국 라모스는 2005/06시즌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했다. 당시 라모스의 이적료는 2,700만 유로(한화 약 386억 원)로 상당히 높았다. 라모스에 대해서 기대하지 않는 팬들도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입성 이후 라모스의 본격적인 전성기가 시작됐다. 15시즌 동안 671경기 101골 40도움을 올렸다. 개인 커리어도 좋았다. FIFA 월드 베스트에 무려 11번 선정됐다. 특히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연속 뽑히며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떠올랐다.

들지 못한 트로피가 없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만 5번 정상에 올랐다. 코파 델 레이도 2번,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에서도 4번 우승했다. 스페인 안에서만 강한 것도 아니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트로피를 4번 들었다. UEFA 슈퍼컵도 3번 우승했다. FIFA 클럽 월드컵은 4번 들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도 꾸준히 활약했다. 스페인 역대 국가대표 최다 출장자가 바로 라모스다. 그는 2008, 2012 UEFA 유러피언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0년에는 FIFA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라모스는 스페인 전성기 당시 수비의 한 축이었다. 스페인 유니폼을 입고 180경기 23골을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할 것 같았던 라모스는 지난 2021/22시즌 돌연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라모스 명성에 비하면 활약이 밋밋했다. 우선 부상이 많았다. 그러면서 컨디션을 찾기 어려웠다.

파리 생제르맹을 떠나 무적 신세가 된 라모스를 여러 팀이 노렸다. 미국 인터 마이애미, 사우디 알 이티하드, 튀르키예 등에서 그를 노렸다. 한창 좋을 때에 비하면 기량이 줄어든 게 사실이지만 아직 클래스가 있다는 뜻이었다. 특히 사우디행이 가까워졌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라모스의 새로운 팀은 다름 아닌 ‘고향’ 세비야였다. 사우디가 엄청난 연봉을 제시했으나 라모스는 ‘낭만’을 택했다. 라모스는 세비야 산파블로 공항에 도착해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안토니오 푸에르타를 위해”라며 이적 이유에 대해 말했다.

안토니오 푸에르타는 라모스와 유스 시절부터 함께 한 절친한 친구다. 라모스가 오른쪽 측면 수비를 보고 푸에르타가 왼쪽 수비를 책임지는 등 함께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렸다. 라모스가 레알 마드리드로 입성할 당시 푸에르타도 함께 이적설이 불거졌으나 푸에르타는 잔류를 택했다.

두 선수는 스페인의 수비를 책임질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2007년 8월 25일 비극이 일어났다. 푸에르타가 경기 중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이내 의식을 찾으며 괜찮은 듯 보였다. 그러나 교체 아웃 이후 라커룸에서 다시 쓰러졌다. 결국 푸에르타는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

라모스는 푸에르타 사망 이후 그를 기리는 문구가 담긴 셔츠를 입고 골 세레머니를 펼쳤다. 또한 자신의 국가대표 등번호도 푸에르타의 번호 15번으로 바꿨다. 라모스는 자신의 커리어 막바지에 먼저 하늘로 간 친구를 위해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사진=세비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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