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자카르타 도착해 아세안·G20 순방 돌입···첫 일정으로 동포들 만나

유정인 기자 2023. 9. 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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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한·일·중 협력 다시 궤도에 올려야”
첫 일정으로 동포들 만나
“동포들이 상부상조, ‘고똥로용’ 정신 보여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순방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인도네시아·인도를 차례로 찾는 5박7일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나선 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불참으로 그간 관심이 모였던 한·중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다만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등 여러 계기에 중국 측과 접촉할 가능성이 열려있어 한·중 간 메시지 교환 여부와 수위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편으로 출국해 오후(현지시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5박7일동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를 비롯해 최소 14건의 소다자회의·양자 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오는 11일 귀국한다. 순방에는 배우자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자카르타 도착뒤 김 여사와 손을 잡고 비행기 트랩을 내려와 영접 인사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이상덕 주인도네시아대사 부부와 이장근 주아세안대사 부부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측에서 아리핀 타스리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간디 술리스티얀토 주한인도네시아 대사, 시몬 수카르노 외교부 의전장 대행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의장대 앞을 지나 전통 무용단의 환영 공연을 본 뒤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5일 자카르타 첫 일정으로 동포간담회를 열고 동포사회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동포들과 만나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아세안을 대표하는 경제 대국으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의 핵심 파트너”라고 외교적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동포 사회의 성장 과정을 짚으며 “동포 여러분은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지역사회를 지원해 한국의 상부상조, 인도네시아의 ‘고똥 로용’(상부상조라는 뜻) 정신을 보여줬다”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6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측이 주최하는 갈라 만찬에 각각 참석한다. 7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예정돼 있다. 8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로 이동한다.

8일 저녁 뉴델리 첫 일정으로 동포들과 만나고 9~10일 ‘하나의 지구’ ‘하나의 가족’ ‘하나의 미래’를 내건 G20 세션들에 참석해 기후위기와 국제질서 수호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한다.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엔 인도 현지 진출 기업인들과 간담회로 만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이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실현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회의 의장국으로 각각 정상회담을 여는 인도네시아와 인도에도 ‘국익 확장’의 거점 지역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차원에서는 강대국 간 지정학적 경쟁, 이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볼 때 국익 차원에서 시너지를 내고 우리의 비즈니스 외교를 확장하는데 이 두 나라가 상당히 중요한 거점 지역”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시 주석의 두번째 한·중 정상회담은 시 주석의 G20 불참 방침에 따라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두번째 한·중 정상회담은 성사될 경우 그간 높아진 한국 정부의 중국 리스크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로 여겨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첫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를 나눴지만 이후 10개월간은 접촉이 없었다. 그사이 한·미·일 정상들이 밀착 행보를 가속화하고 캠프 데이비드 회담으로 공조 격상에 쐐기를 박았다.

시 주석 불참에도 이번 다자회의 기간은 한·중이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리창 중국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시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에 더해 한국이 의장국을 맡아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일·중 3국 간 협력도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면서 “한국은 3국 간 협의체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에서 3국을 대표하는 조정국으로서 한·일·중 3국 간 협력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남중국해 문제 등과 관련한 한·미·일의 대응에 관련한 질문에도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미·일 3국 간 협력이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특정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는 한국의 독자적인 인·태 전략 문서에도 명백하게 천명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 셈이다.

다만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회담 공동성명에는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하여, 우리는 각국이 대외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태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자카르타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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