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타고 떠난 차세대소형위성 2호 ‘이상 無’…부산, 남극 등 촬영

이정호 기자 2023. 9. 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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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로 찍은 국내외 지표면 다수 공개
가시광선 아닌 마이크로파 사용 방식
궂은 날씨·밤낮 구애 없이 촬영 가능
지난 7월18일 차세대소형위성 2호에 실린 영상레이더(SAR)를 사용해 부산 일대를 찍은 영상. 강의 방향과 형태, 주변 지형, 해안선의 모습이 선명히 촬영됐다. 카이스트 제공
지난달 21일 차세대소형위성 2호에 장착된 SAR로 찍은 속초 일대 설악산 모습. 산줄기의 흐름이 사실적으로 촬영됐다.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가 개발해 지난 5월 누리호에 실려 지구 상공에 올라간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지구표면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5일 다수 공개됐다. 부산과 설악산, 한라산은 물론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남극기지 등의 생생한 모습이 담겼다. 특히 흐린 날이나 한밤에도 선명한 촬영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 운영을 담당하는 기관인 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지난 5월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3번째 누리호의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대상으로 기능 점검과 시스템 안정화를 진행했으며, 탑재체 시험 관측도 정상 수행했다고 밝혔다. 발사 뒤 초기 운영 결과,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은 지구 고도 550㎞를 도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에 탑재된 ‘영상레이더(SAR)’라는 장비로 촬영됐다. SAR가 국산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AR는 가시광선을 감지하는 일반적인 카메라와는 달리 마이크로파, 즉 일종의 전파를 이용한다. SAR에서 전파를 지구의 지상으로 쏜 뒤 되돌아오는 전파를 수신해 지형·지물을 알아보는 원리다. 전파는 구름을 거뜬히 투과한다. 이 때문에 비가 오거나 하늘이 흐려도 지구 관측이 가능하다. 햇빛이 사라지는 밤이 돼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내놓은 사진과 영상에는 국내외 특정 지역의 모습이 잘 담겨 있다. 지난 7월18일 부산 일대를 찍은 영상을 보면 강의 방향과 형태, 주변 지형, 해안선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촬영돼 있다.

지난달 14일 촬영된 미국 뉴욕주 나이아가라 폭포 모습. 사진 하단에서 거대한 물보라가 관측된다. 카이스트 제공
지난달 3일 촬영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진 우측 상단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활주로 모습이 보인다. 카이스트 제공

지난달 14일 촬영된 미국 뉴욕주 나이아가라 폭포 사진에는 거대한 강줄기와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보라가 선명히 찍혔다. 이외에도 설악산과 남극 세종기지, 미국 샌프란시스코·라스베이거스 등 지구 곳곳이 촬영됐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에 실린 우주 방사선 관측장비인 ‘레오도스’도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산·학·연에서 국산화한 탑재체인 ▲GPS·갈릴레오 복합 항법 수신기 ▲상변환 물질을 이용한 열 제어장치 ▲X-대역 전력증폭기 ▲태양전지 배열기도 잘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는 SAR를 대상으로 향후 8개월간 추가 기술 검증을 한 뒤 정상 임무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상 임무에 들어가면 북극 해빙과 산림 변화, 해양 환경오염을 탐지하는 데 활용된다. 다른 과학 탑재체는 추가 검증 없이 바로 정상 임무에 돌입한다.

한재흥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장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위성 본체와 탑재체 대부분이 국내 독자 기술”이라며 “이번에 확보한 귀중한 기술 자산과 운영 경험이 향후 국산 SAR 기술 고도화에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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