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캐논, 가짜 사진 폐해 줄일 ‘진위 인증 기술’ 공개
[IT동아 차주경 기자] 세계 뉴스 기관 로이터(Reuters)와 광학 기업 캐논(Canon)이 디지털 사진의 진위 인증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덕분에, 지금까지 나온 사진 진위 인증 기술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 기술이 사진 생성 인공지능, 사진 합성 등으로 만든 가짜 사진의 악용 폐해를 많이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로이터와 캐논은 미국 스탠포드의 학술 연구소 스타링 랩(Starling Lab)과 함께 사진 진위 인증 기술을 만들었다. 이 기술은 사진의 메타데이터(사진을 찍은 장소, 카메라 기종, 촬영 위치 등을 담은 정보 데이터)를 암호화해서 저장하고, 이를 다루는 모든 과정을 분산형 웹 프로토콜로 관리한다.
이 기술을 가진 디지털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을 찍은 카메라의 기종 ▲사진을 찍은 시간과 날짜 ▲사진을 찍은 위치 등의 정보가 메타데이터에 저장된다. 이 메타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사진과 함께 공개 블록체인에 등록하는 원리다.
로이터는 이 블록체인을 자사의 사진 데스킹·출판 도구와 통합했다. 로이터 편집자가 사진을 수정할 때마다 이력이 블록체인에 자동 기록된다. 소비자는 사진의 메타데이터와 블록체인 이력을 언제든 확인 가능하다. 블록체인으로 메타데이터의 위변조를 막으면서 수정 혹은 게재 이력까지 저장하는 식이다.
사진을 조작 혹은 합성하면 메타데이터가 사라지거나 부서진다. 인공지능으로 만든 사진은 메타데이터가 없다. 따라서 뉴스 웹 사이트에 게재된 사진의 메타데이터, 수정 혹은 게재 이력을 살펴보면 그 사진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늠하기 쉽다. 이번 기술은 사진의 메타데이터, 수정 혹은 게재 이력을 고도의 보안인 블록체인으로 관리한다는 면에서 돋보인다.
미디어와 사진, 광학 업계는 오래 전부터 사진 진위 인증 기술을 연구 개발했다. 누군가가 정교하게 위변조해 만든 가짜 사진이 진짜 사진인 것처럼 알려져,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을 목적에서다.
업계는 우선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위변조 불가능한 디지털 서명을 함께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디지털 서명을 보안 기술로 보호해 위변조 불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인 디지털 서명과는 달리 하드웨어인 디지털 카메라에는 보안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 이에 해커들은 디지털 카메라 본체를 해킹, 디지털 서명 제작 도구를 추출해 이 기술을 무력화했다. 이후에 등장한 사진 진위 인증 기술도 대부분 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자 업계는 사진의 메타데이터를 위변조 불가능하도록 강화, 진위를 확인하고 인증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어도비시스템즈가 디지털 콘텐츠의 신뢰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만든 CAI(콘텐츠 자격 증명Content Authenticity Initiative)가 이 기술의 연구 개발을 주도했다. 여기에 힘을 실을 정보통신기업과 미디어가 속속 참가하면서 CAI는 C2PA(콘텐츠 출처와 진위성 연합, The Coalition for Content Provenance and Authencity)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에 2020년 경에는 사진과 동영상, 음성 등 콘텐츠의 메타데이터를 저장하고 위변조를 막는 등 ‘사진의 진위를 보장하는 기술의 표준’이 만들어졌다. 로이터와 캐논의 사진 진위 인증 기술도 이 토대 위에서 태어났다. 사진의 메타데이터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위변조를 막고 수정 이력까지 남기는 것이다.
로이터는 “신뢰는 뉴스의 생명이다. 하지만, 최근 사진 생성 인공지능과 위변조 기술의 성능이 강력해진 탓에, 사람들이 뉴스에 쓰인 사진의 진위 여부를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로이터는 세계 미디어에 제공하는 사진이 진짜라는 것을 보장할 기술을 꾸준히 연구 개발 중이다. 캐논과 함께 개발한 이 기술의 성과를 공유해 사진 저널리즘을 보호하고, 가장 많은 신뢰를 받는 세계 뉴스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고 밝혔다.
캐논은 “사진이 사회에서 맡은 역할, 사진의 진위를 확인하고 인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캐논은 세계 뉴스 미디어들이 사진을 보호하고 원활하게 활용하도록 의미 있는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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