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다짐, 바로 KIA 질주 원동력···김도영이 첫 가을야구 타석을 상상하지 않는 이유[스경x인터뷰]
김도영(20·KIA)은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 특급 고졸신인으로 시선을 모았던 지난해, KIA가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타면서 김도영도 엔트리에 포함이 됐으나 정작 1경기로 끝나버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벤치에서만 지켜봤다.
프로무대의 벽을 실감하며 출발했던 지난해의 교훈을 온몸에 새긴 김도영은 2년차인 올해 대활약을 펼치며 진짜 첫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한여름 승부에서 박차고 올라온 KIA 폭발력의 중심에 김도영이 있다.
KIA의 8연승 과정은 김도영의 타격 회복 흐름과 일치한다. 김도영은 개막 2연전에서 부상을 당해 두 달 이상 재활하다 6월말 복귀한 뒤 타율 3할 이상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다 8월 중순 이후 한풀 꺾이는 모습도 보였다. 8월20일 삼성전부터 22일 KT전까지 2경기 연속 안타 없이 침묵하기도 했던 김도영의 방망이는 24일 KT전부터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그날부터 3일 SSG전까지 8경기에서 김도영은 30타수 11안타(0.367) 8볼넷 3도루 5타점에 무려 17득점을 했다. KIA가 이 기간 올린 71득점의 4분의1이 김도영의 발에서 나왔다. 8경기 사이 출루율은 0.500이나 된다. 부상에서 복귀해 2번 타자로 나선 김도영이 출루하고 홈까지 들어가는 능력은 7월 이후 KIA가 반등하기 시작한 동력이다. 현재 KIA 타선 전체가 폭발하는 가운데서도 김도영의 빼어난 장점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3일 SSG전에서는 7-6으로 역전한 뒤 9회초 쐐기 솔로홈런까지 터뜨리는 활약을 했다. 7월5일 SSG전에서 홈런 2개를 한꺼번에 친 이후 두 달 만에 홈런까지 다시 뽑으며 절정의 타격감을 드러냈다.
KIA가 7~8연승을 거둔 것은 김도영이 입단하기 전인 2021년의 일이었다. 이런 연승의 분위기를 처음 체험한 김도영은 “이 정도 연승이 오랜만이라고 하는데 함께 해서 영광이다. 잘 된다 잘 된다 하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있게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타석마다 일희일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중요한 상황에 도루하면 기분은 좋고, 홈런을 치면 성취감이 있다. 팀이 중요한 상황에서 잘 치면 기분이 배로 좋다”고 웃었다.
김도영은 19세 신인이었던 지난해 프로의 벽을 체험했고 부상도 경험했다. 시범경기 돌풍과 반대로 시즌 타율은 0.237로 마감했다. 단단히 준비하고 시작한 올시즌에는 개막 이틀 만에 발등이 골절돼 부상을 당했으나 좌절하지 않고 더욱 단단해져 돌아왔다. 복귀후 내달리고 있는 김도영의 시즌 타율은 0.308이다.
이제 마무리는 가을야구다. 그러나 김도영은 아직 상상하지 않고 있다. 김도영은 “가을야구 첫 타석에 대한 상상은 아직 한 번도 안 해봤다. 오늘, 지금 하루하루 전력을 쏟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내다볼 새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5강 레이스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중심으로 들어간 동시에 상위권까지도 가시권에 두고 있지만 남은 경기가 가장 많기에 KIA는 갈 길이 멀다. 막내지만 그 길을 앞장서야 할 김도영의 다짐 자체가 KIA 질주의 비결이며 긴 여정을 앞둔 선수단의 각오이기도 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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