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초지·하천에 가축분뇨 쏟아부은 업체 대표 적발

액비처리하지 않은 채 불법배출 혐의
제주자치경찰단 업체 대표 구속송치

금성천에 유입된 가축분뇨. 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제주에서 가축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채 초지에 불법 배출한 업체 대표가 적발됐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가축분뇨의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가축분뇨 재활용업체 대표 50대 A씨를 구속송치하고, 공범인 업체 직원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A씨 등은 2020년부터 연 적정 처리량의 150~260%에 이르는 가축분뇨를 처리하면서 충분히 부숙하지 않은 사실상의 가축분뇨를 초지에 배출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축산농가에서 수거한 가축분뇨는 법령에 규정된 방법과 기준에 따라 액비(물거름)로 자원화한 후 살포해야 한다.

수사 결과 이들은 ‘가축분뇨 전자인계시스템’에 허위로 살포량을 입력하거나 위치추적 장치가 없는 트랙터를 이용해 축산농가에서 수거한 가축분뇨를 액비화 시설에 투입 후 중간처리 과정에서 다시 빼내 살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방법으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불법배출한 가축분뇨량은 1.5리터 페트병 100만 개 분량인 약 1500t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무단 배출한 가축분뇨를 토사로 은폐한 것을 굴착한 모습. 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이들은 또 올해 3월쯤 인근 토지와 하천으로 무단 배출한 가축분뇨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임야를 훼손하고 하천구역을 토사로 복토하는 등 무단 점용해 산지관리법, ‘하천법’을 위반한 혐의도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자치경찰단은 제주시와 협업해 2차례 현장 굴착 조사와 액비 적합도 조사, 운반차량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영상 확인 등을 통해 범죄 혐의를 파악했다.

박상현 수사과장은 “이번에 구속된 업체는 축산농가가 아닌 가축분뇨를 수집·처리해 액비로 자원화하는 업체로 그간 관행적·조직적으로 불법배출을 해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불법 배출된 가축분뇨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으로 이어지므로 향후 관계부서와 긴밀히 협조해 위법사항 확인 시 엄중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