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조총련은 100여 개 단체 중 하나…현행법 위반 없었다”

최유경 2023. 9. 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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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주최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에 참석해 논란이 된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첫 공식 입장문을 내고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색깔론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의원은 오늘(5일) 8쪽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조총련 주최 행사 참석 경위와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주최 행사 불참 경위, 남북교류협력법·국가보안법 위반 의혹 등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 "한국 추진위 초청…조총련은 100여 개 단체 중 하나"

윤 의원은 우선 지난 1일 오후 1시 반에 열린 '간토대진재 조선인학살 100년 도꾜동포추도모임'에 참석한 데 대해선, 조총련의 초청을 받은 것이 아니라 한국 추진위의 초청을 받은 것이며 조총련은 여러 행사 주체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윤 의원은 "간토 조선인학살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한국에서는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며 "추진위로부터 국회의원들에게 추도행사 참여 요청이 있었고, 저는 일본에서의 추모일정들에 참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본의 간토학살 100주기 희생자 추모사업들은 대부분 '간토학살 희생자 추도실행위원회'가 조직돼 준비했다. 실행위에는 일본 각계 각층의 단체와 중국의 단체까지 총 100여 개 조직이 망라돼 있다"며 "그 중에는 당연히 조총련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보수언론이 집중 공세하고 있는 '9월 1일(금) 오후 1시 30분 행사' 외에도 다른 대부분의 행사들에도 조총련은 함께 했다. 그게 일본 시민사회"라며 "일본 시민사회 어느 곳에 가든 조총련은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 "보수언론·여당의 색깔론 갈라치기…'현행법 위반' 없었다"

윤미향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한국의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의 색깔론 갈라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남북교류협력법 위반과 국가보안법 위반 논란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윤 의원은 "일본 시민사회에서는 지금 한국의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벌이고 있는 간토학살 행사를 둘러싼 색깔론 갈라치기를 두고 코미디 같은 상황으로 평가한다"며 "한국의 보수언론과 국민의힘만이 이념 몰이로 간토학살 희생자분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통일부 등은 '조총련 행사'라며 남북교류협력법 사전접촉 신고 위반으로 과태료 부과를 검토한다고 하나, 추모일정은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전접촉 의무 대상 요건에 성립되지 않을뿐더러 사후적으로 접촉 행위도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번 방일 행사와 관련해 저는 일본에서 총련 관계자를 만날 의도나 계획이 없었고, 정보나 메시지를 주고 받는 접촉을 할 이유도 없었다. 따라서 접촉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최소한 만날 사람과 만날 장소, 이유 등이 특정돼야 하는데, 저는 일절 그럴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과태료 부과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9월 1일(금) 1시 30분 행사에는 참석해서 헌화만을 했을 뿐, 총련 인사와 정보나 메시지를 주고 받는 행위, 즉 접촉하지도 않았으므로 사후신고 대상도 아니며, 현행법 위반은 없었다"고 부연했습니다.

윤 의원은 다만 "현 정부 들어 통일부의 남북교류협력을 대하는 행태와 윤석열 대통령이 주문한 '단호한 대응'에 곧 검찰이 충실히 화답할 것으로 예상은 된다. 급기야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국가보안법까지 들먹이고 있다"며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이른바 막걸리 반공법 시대로의 회귀"라고 비판했습니다.

■ "'민단' 행사 몰랐다…한일의원연맹 가입 안 한 건 정진석 때문"

윤미향 의원은 같은 날 민단이 주최한 '제100주년 관동대진재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 행사엔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민단의 추념식을 알지도 못했고, 초청받지도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의원은 "오히려 외교부는 제가 간토학살 관련 방일 활동 협조 요청을 공식적으로 했음에도, 왜 저에게는 주일 한국대사관과 대한민국 재외동포청의 후원으로 개최한 민단 행사를 알리지 않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러면서 "민단이 그동안 간토학살 관련 행사를 별로 개최하지 않았던 반면, 1973년부터 간토대지진 희생자 추도비를 세우고 양심적인 일본인들과 재일교포들이 50년 동안 매년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을 열어온 곳은 요코아미초 공원"이라며 "간토학살의 핵심적인, 그리고 가장 잘 알려진 추도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미향 의원은 '한일의원연맹'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30년의 일본 관련 활동을 통해 한일의원연맹에 관해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며 "그동안 한일의원연맹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무슨 목소리를 냈느냐"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무엇보다 오타니 마사오(정인각)의 손자 정진석 국회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한일의원연맹에 어떻게 제가 같이 할 수 있겠냐"며 "농해수위 활동을 통해 만나는 충청도 농민들이 전하는 오타니 마사오의 농민 수탈의 역사는 처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차량 지원 20분 받았을 뿐…'이념 장사' 여당을 윤리위 제소하고파"

한편, 윤미향 의원은 자신의 방일에 '국민 세금'이 들었다는 보도에 대해선 "정확하게, 제가 지원받은 것은 주일 대사관의 일본 입국 수속 시 도움과 공항에서 숙소까지 차량 지원(20분 소요)"이라며 "의원실에서 공문으로 요청한 내용도 위와 동일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방일 일정은 국회의원 윤리실천 규범에 따라 공식적으로 국회사무처에 신고하고 수행한 국회의원의 직무상 국외 활동이며, 재외공관 업무협조 지원의 경우에도 국회사무처가 업무협조 범위 내에 수행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묻고 싶다. 정진석 의원은 국회 사무처와 외교부에 어떤 공식적인 문서로 어떤 지원을 요청했느냐"며 "일본 체류 시 얼마의 경비를 지원받았나. 항공편은 비즈니스석이었나, 이코노미였나"라고 되물었습니다.

국민의힘의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에 대해선 "국민의힘은 그동안 간토학살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이미 발의된 간토학살 국가추모일 지정 촉구 결의안,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안조차 논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일 문제는 굴욕외교로 일관하고, 독립운동가를 깎아내려 이념 공세에 불을 지피고, 민족의 크나큰 비극인 간토학살을 총선을 앞두고 이념 장사로 써먹고 있는 국민의힘을 윤리위에 제소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의원은 "저는 굴하지 않고 앞으로도 간토학살 관련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일본 정부에 국가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이념 장사에 목숨 걸지 말고, 그 지대한 노력을 간토학살 문제 해결에 기울여달라"고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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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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