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LH 혁신안…"LH 임직원 직무 관련 부동산 매매 신고도 거짓"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년 전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시행된 혁신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오늘(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LH 임직원 투기 방지 혁신안 이행 실태를 발표했습니다. 

"LH 임직원 재산등록제, 비공개로 실효성 없어"

국회는 지난 2021년 LH 부동산 투기 사태 이후 LH 임직원 투기 방지를 목표로 하는 이른바 'LH 5법'을 통과시켰습니다. 

LH 임직원들의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고 국토부 장관이 매년 LH 임직원의 부동산거래를 정기조사해 LH 임직원이 업무와 관련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매수하면 이를 신고하도록 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경실련이 LH와 인사혁신처, 국토교통부 등에 정보 공개 청구한 결과, 이 같은 혁신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실련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파악한 결과, LH 임직원의 재산등록제는 등록 재산을 비공개로 둬서 제3자의 확인이 불가능했습니다.

경실련은 "등록 재산에 대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심사가 매우 중요한데 이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는 LH 임직원의 재산심사 내역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등 부실한 재산심사가 의심된다"고 말했습니다.

LH 임직원의 재산등록제는 부동산 투기 행위를 적발하고자 도입되었지만,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에 규정된 ‘LH 임직원 부동산 매매신고제’ 역시 자진 신고로 실효성이 없었습니다. 

경실련이 LH에 정보공개 청구한 자료에 따르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시행 이후 LH 임직원이 직무 관련 부동산을 매매했다고 신고한 건은 0건, 직무상 비밀이용으로 처벌한 건도 0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의 LH 임직원 대상 부동산 거래 정기 조사에서는 미공개정보 이용 및 업무상 비밀이용으로 수사 의뢰를 받은 게 2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투기가 의심된 감사의뢰 2건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실련은 "업무 관련 부동산 거래가 있었지만 LH의 자체적인 내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실련, 이한준 현 LH 사장에 대한 의혹도 제기

경실련은 이한준 현 LH 사장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이한준 사장은 지난해 11월 LH 취임 전인 2019년 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용마엔지니어링에서 건설사업 분야 종합자문 활동을 했습니다. 

이 업체는 LH 퇴직자가 재취업한 용역업체로 LH는 해당 업체와 2022년 7월 용인보라 지방도 315호선 경부고속도로 횡당교량 등 설계용역을 수의 계약으로 체결했습니다. 

계약 금액은 18억5745만원 규모로 경실련은 이 수의계약에 부당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실련은 이처럼 2년간 LH 혁신에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며 대통령이 직접 LH 쇄신을 챙기고 근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근본 해법으로 LH의 주택개발업무 제외 및 3기 신도시 사업참여 배제, 공직자 투기 및 이해충돌방지 제도 실효성 강화, 분양원가 등 투명한 행정정보 공개, 전관영입업체 입찰참가 배제 등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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