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승인 안받은 가습기용 수입오일 179억 어치 유통

관세청 안전요건 위반 수입 적발
8월까지 583억원 1900만여점

정부의 안전성 승인을 받지 않은 ‘가습기용 오일’이 국내로 179억 원어치가 수입돼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이를 포함해 생활안전 요건 위반 수입품 1900만여 점을 적발했다.

관세청은 올해 들어 8월까지 실시한 관세 조사 과정에서 사전 안전승인을 받지 않고 해외에서 수입한 583억 원 상당의 물품(1900만여 점)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적발된 주요 물품을 살펴보면 유해성 검사 승인을 받지 않은 ‘의약품 치료제’와 ‘기능성화장품’이 총 246억 원어치로 가장 많았고, 안전성 확인을 받지 않은 ‘가습기용 생활화학제품’이 179억 원, 안전 검사를 누락한 ‘고압가스 용기’(6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가 된 가습기용 생활화학제품은 국립환경과학원의 안전 확인 등의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은 가습기에 물과 함께 넣어 사용하면 향기가 나고, 숙면 등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 이미 상당량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 물량은 430만 개에 이른다.

가습기 관련 제품은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사용하기 때문에 화학제품안전법상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에 해당하며, 국립환경과학원의 안전성 승인을 받아야 수입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안전성을 승인받은 제품은 없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는 만큼 관련 제품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