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교사들 포용… ‘교권 회복’ 씨앗[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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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4시 30분 서이초 교사 49재를 맞아 열린 추모집회에 전국 교사 5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말라'고 외쳤다.
집회 시작 전부터 국회의사당역 일대는 검은 옷을 입은 교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해온 교육부가 교사들을 징계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바꿨고, 국회도 교권 회복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려는 상황에서 학교를 메운 무거운 공기를 가를 수 있는 건 포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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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4시 30분 서이초 교사 49재를 맞아 열린 추모집회에 전국 교사 5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말라’고 외쳤다.
집회 시작 전부터 국회의사당역 일대는 검은 옷을 입은 교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동료를 잃고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비통한 얼굴이었지만 교권 추락에 대한 절망이 깊을수록 교권 회복 열망도 커져 갔다.
이들의 간절한 희망은 강한 정서적 연대감으로 나타났다. 수업을 마치고 조퇴를 신청하고 왔다는 20대 교사 3명은 “학교에서 다른 선생님들의 응원을 많이 받고 왔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오전에 병가를 내고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했다는 한 저연차 교사는 집회 현장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서이초 교사 사망 후 7차례에 걸친 주말 집회에 참석한 선생님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에 동참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만큼 교권 회복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9·4 집회가 갖는 상징성이 컸다는 의미다.
그런데 하루 멈췄던 학교 수업이 제자리를 찾은 5일 학교에서는 광장의 연대감과는 달리 조심스럽고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집회 당일 교사들의 병가 신청을 결재하지 않은 학교장과 일선 교사 간 갈등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공교육 멈춤에 동참한 교사들 사이에서 “정상 출근하고 집회 참여도 안 한 동료를 마주치면 표정 관리를 못 할 것 같다” “그저 손해 보기 싫어서 (병가를) 안 낸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이런 작은 갈등에도 불구하고 “분노와 슬픔에 대한 표현 방식의 차이일 뿐이니 서로 존중하자”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다.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해온 교육부가 교사들을 징계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바꿨고, 국회도 교권 회복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려는 상황에서 학교를 메운 무거운 공기를 가를 수 있는 건 포용이다. 서이초 사건 이래 정파와 이념을 떠나 똘똘 뭉쳤던 교직 사회에서 돋보였던 가치이기도 하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사들 간 연대가 지속돼 진정한 교권 회복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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