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욕심’ 버린 아기호랑이가 황준서에게 “청대 경험 쌓고 내년에 더 잘하는 게 중요해”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3. 9.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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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투수 윤영철이 시즌 8승 달성과 함께 신인왕 경쟁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자 한다. 물론 선수 본인은 신인왕 욕심을 버렸다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해 함께 청소년대표팀에서 뛰었던 후배 황준서(장충고)에게도 덕담을 건넬 정도로 윤영철에게 입단 1년 차 같지 않은 여유로움이 묻어나왔다.

윤영철은 9월 2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1홈런) 5탈삼진 3실점으로 팀의 12대 4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윤영철은 포수 한준수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윤영철은 2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하다가 3회 말부터 다소 흔들리기 시작했다. KIA는 3회 말 선두타자 김성현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후속타자 이흥련에게 비거리 105m짜리 좌월 2점 홈런을 맞아 4대 2 추격을 허용했다.

지난해 청소년 야구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윤영철(사진 왼쪽부터)과 황준서.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KIA는 4회 말 2사 뒤 오태곤에게 중전 안타와 2루 도루를 내줘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이어 후속타자 김성현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아 4대 3 한 점 차로 쫓기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윤영철은 4대 3으로 앞선 5회 말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추신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최지훈에게 번트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윤영철은 최정과 에레디아를 각각 2루수 뜬공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시즌 8승 요건을 충족했다.

6회 초 2사 만루 추가 득점 기회를 무득점으로 놓친 KIA는 6회 말 윤영철을 내리고 불펜진을 곧바로 가동했다. 임기영이 6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자 KIA는 7회 초 3득점으로 다시 달아났다. 이후 KIA는 8회 초 나성범의 2점 홈런과 9회 초 오선우의 3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시즌 7승 달성 뒤 4경기 만에 다시 승리를 거둔 윤영철은 데뷔 첫 10승 고지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윤영철은 현재 시점에서 문동주와 함께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문동주는 올 시즌 23경기(118.2이닝)에 등판해 8승 8패 평균자책 3.72 95탈삼진 WHIP 1.31 퀄리티 스타트 7차례를 기록했다. 문동주는 9월 3일 잠실 LG 트윈스전 선발 등판을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준비에 나섰다. 사실상 문동주의 남은 정규시즌 등판은 어려울 전망이다.

윤영철이 문동주의 아시안게임 공백기에 시즌 10승 달성과 더불어 투구 세부지표 향상을 이룬다면 신인왕 경쟁도 안개 속으로 빠질 수 있다. 그럼에도 윤영철은 10승과 신인왕 경쟁에 대해 욕심을 버렸다고 강조했다.

입단 1년 차부터 데뷔 첫 10승 노리는 아기호랑이, 1년 후배에게 덕담 건넬 여유로움도 생겼다
KIA 투수 윤영철이 시즌 8승 달성으로 데뷔 첫 10승 고지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사진=KIA 타이거즈
9월 3일 MK스포츠와 만난 윤영철은 “솔직히 10승과 신인왕에 대해 욕심은 크게 없다. 주어진 등판 기회에서 안 다치고 꾸준하게 내 역할만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욕심을 내려고 하면 더 안 풀리더라. 지난 번 한화전(문동주 상대)에서도 몸에 힘이 다소 들어갔다. 감독님도 며칠 전에 힘을 빼고 한 타자 한 타자 다 삼진을 잡으려고 하지 말고 맞춰 잡으라고 조언해주셨다. 그 말씀이 8승 달성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전했다.

윤영철은 속구 평균 구속 130km/h 중후반대를 유지하면서 1군 타자들에게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신인 지명부터 시작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도 계속 구속 이슈가 따라붙었지만, 윤영철은 자신만의 무기인 커맨드와 경기운영 능력으로 입단 첫 시즌부터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중이다.

윤영철은 “어쨌든 지금 내 공을 가지고 최대한 상대 타자들이 정타로 못 때리게 하는 게 먼저다. 상대 타자 타이밍을 뺏으면서 조금 더 정교한 제구로 한 타자 한 타자 방망이 스윙 스폿 중심을 피하는 게 내 투구 방식이다. 구속 얘기를 자꾸 들으니까 의식은 된다. 언젠가 구속을 끌어 올려야 하지만, 너무 급하게 변화를 줄 생각도 없다. 야구한 날보다 할 날이 더 많으니까 올 시즌 종료 뒤 조금씩 올려보려고 한다. 코치님들도 지금은 네가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지면 된다고 말씀하셨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윤영철은 한화 이글스의 전체 1순위 지명 유력 후보로 꼽히면서 현재 청소년 야구대표팀에 차출돼 대회를 치르는 황준서에게도 덕담을 건넸다. 1년 차이로 ‘좌완 최대어’라는 공통점이 있는 두 선수는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뛰기도 했다. 황준서는 9월 2일 대회 예선라운드 타이완전에 선발 등판해 2.1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사사구 4실점(3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윤영철은 “(황)준서가 던진 경기 기록을 봤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더라. 그래도 그런 과정 속에서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얻을 수 있다. 당장 그 대회에서 나온 준서의 결과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야구할 날이 훨씬 많이 남았으니까 다른 나라 야구선수들과 맞붙으면서 색다른 경험을 쌓는단 생각으로 조금 더 편안하게 던졌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내년에 KBO리그로 와서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게 내 바람”이라며 미소 지었다.

KIA 투수 윤영철이 9월 2일 문학 SSG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문학(인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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