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대 진입에… 한은 금리 인하 가능성 낮아져

이관범 기자 2023. 9. 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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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섬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도 좀처럼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경제 둔화와 수출·내수 부진 여파로 '불황형 저성장' 기조가 확연해지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한은의 피벗(금리정책 전환) 가능성은 당분간 더욱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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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국면에도 긴축 유지할 듯
한미 금리차 커져 외환 불안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섬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도 좀처럼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경제 둔화와 수출·내수 부진 여파로 ‘불황형 저성장’ 기조가 확연해지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한은의 피벗(금리정책 전환) 가능성은 당분간 더욱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시장에서는 경기가 매우 좋지 않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은 조사국 예상대로 8월 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의 긴축 수준을 유지한 채 국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보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월 24일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연속 동결하며 현재의 3.5%로 유지한 바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내수·수출이 모두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 국면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 3일 발간한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판단’이라는 보고서에서 “애초 예상했던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 약화하고 수출의 조기 회복이 어려울 경우 ‘상저하저(上低下低)’ ‘L자형’ 장기 침체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주 연구실장도 “4분기에 수출 증감률 추이가 반등하더라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11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보여온 수출 증감률이 정부 예상처럼 오는 10∼11월에 반등한다고 해도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기저효과 영향이 클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수출 반등세가 그 이후에도 이어지기는 쉽잖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긴축의 고삐를 죄게 된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오름세를 보인 뒤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5.25∼5.50%)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사상 처음으로 2.0%포인트까지 커지는 등 외환 불안의 불씨가 여전한 상황도 한은의 인하 가능성을 낮게 하고 있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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