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전우회 심상찮다…“명예 위해 ‘외압’ 의혹 진실 밝히자”
채아무개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해병대 전우들 응원·지지가 계속되고 있다. 해병대 명예를 위해서라도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축소·외압 의혹에 대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해병대 전우회 누리집의 ‘자유토론실’을 보면 채 상병 순직 사건 이후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70여개의 관련 글이 올라와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자유토론실 개설 이후 지난달 초까지 전체 게시글이 5건에 불과한 것과 견줘 이례적이다. 같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도 50여개의 관련 글이 올라와 있다.
이들은 ‘정의는 살아 있다’ ‘전우회 움직여라’ ‘해병이여 일어나라’ ‘옛날 기백은 어디로 갔는가’ ‘입장표명이라도 해라’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 ‘해병대 명예를 지켜달라’ ‘해병대 전우회 이상훈 총재는 해병대를 지키는 노력을 다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 대령을 응원·지지하거나 해병대 전우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박 대령이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예비역 동기생들의 손을 맞잡고 중앙지역군사법원으로 걸어간 모습에 ‘박 단장 동기생님들에게 감사하다’ 등의 응원도 보냈다.
이후 박 대령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해병대 전우회의 단체 행동을 촉구하는 제안도 이어졌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해병대 장병 사고 수사 개입에 대응하자’ 등의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해병대 전우회가 지난달 14일 입장문을 내어 “사고의 책임을 수사함에 있어 공명정대하고 외부개입이 없어야 한다”며 “군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명확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물밑에서 해병대 전우회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박 대령 쪽이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축소·외압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정훈 대령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억울함 남지 않게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꼭 밝혀달라. 그리고 수사 외압 행사한 모든 관계 부처 및 관련자들도 밝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해병대 일원 모두가 목소리를 낼 때 이 일이 바뀐다. 국가안보실·국방부에서 왜 진실을 은폐하고, 수사책임자를 처벌하려는지 밝혀보자” 등의 주장이 담긴 글도 올라왔다.
앞서 채 상병은 지난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해병대 수사단장인 박 대령은 같은달 30일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을 비롯한 지휘부 8명에게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한 조사보고서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받아 지난달 2일 경찰에 이첩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즉시 보고서를 회수하고 박 대령을 보직 해임했다. 이에 박 대령은 지난달 11일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으로부터 사단장과 여단장을 뺀 대대장 이하로 과실치사 혐의를 한정하라는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다음날인 7월31일 참모회의를 열어 ‘8월3일 이 장관 회의 출장 복귀 이후 조사자료를 보고하고 경찰에 이첩하라’는 지시를 박 대령에게 전달했으나 박 대령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장관이 현장에서 수색에 동참했던 초급 간부들까지도 죄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한 바는 있으나 임 사단장을 혐의 대상에서 빼라고 지시한 바가 없다는 게 국방부 쪽 주장이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달 30일 박 대령에게 항명과 이 장관에 대한 상관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지난 1일 박 대령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증거인멸 우려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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