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아코스 탈출' 황인범, 마지막까지 팬들 챙겼다→SNS 통해 작별 인사...세르비아 '6년 연속 우승' 즈베즈다 이적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한 황인범이 SNS를 통해 작별 인사를 건넸다.
즈베즈다는 5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황인범 영입을 발표해 매우 기쁘다.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4년 계약을 맺게 됐다"고 공식발표했다.
이어 "황인범은 1996년생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A매치 45경기에 나왔고 5골을 넣었다. K리그에서 최고 선수로 뛰었고 루빈 카잔, 올림피아코스에서 뛰며 유럽 경험을 쌓았다. 중원을 책임질 것이다"라면서 황인범을 소개했다.
황인범도 곧바로 SNS를 통해 작별 인사를 남겼다. 황인범은 "모든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에게 받은 사랑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난 시즌에 보내주신 응원과 사랑을 생각하면 제가 받아온 모든 비난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또한 팀원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현재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니 기쁩니다. 유로파리그에서 우승과 성공을 거두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2015년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황인범은 어린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황인범은 해외로 진출했다.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해 타지 생활에 대한 적응력을 키웠고, 이후 2020년 여름 러시아의 루빈 카잔으로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그야말로 훨훨 날았다. 황인범은 루빈카잔의 에이스로 급부상하며 매 경기 팀의 중원을 책임졌다. 주가를 높이고 있던 와중에 큰 변수를 만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리그가 중단됐다. 다행히 국제축구연맹(FIFA)이 특별 조항을 만들면서 잠시 K리그 복귀를 타진했다. FC서울에서 단기 계약을 맺으며 월드컵 직전 폼을 끌어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황태자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황인범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꾸준하게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벤투 축구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초반에는 수많은 비판을 받으며 부침이 있었지만, 황인범은 꿋꿋하게 이겨내면서 벤투호의 심장 역할을 수행했다. 실제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황인범은 이재성, 정우영 등과 중원을 형성해 한국의 16강에 크게 일조했다.
이후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로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황인범은 곧바로 팀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황인범은 3선에서 볼 배급과 경기 템포 조절, 패스, 압박 등을 선보이며 마에스트로와 같은 역할을 맡았다. 그러면서도 순간적인 2선 침투를 통해 공격에 숫자를 늘려주기도 하고, 직접 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드는 유형의 선수다. 2월 그리스 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리스 무대는 황인범을 담기에 너무 좁았다. 황인범은 모든 대회 40경기(3,430분)를 소화하면서 5골 4도움을 올렸다. 패스 성공률은 89.1%였고, 인터셉트는 139회를 기록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 기준 황인범은 리그 평점 7.42로 전체 6위, 90분 당 패스 성공률 87.9%로 전체 3위, 찬스 메이킹 32회(90분당 1.1회)로 전체 26위, 90분 당 롱볼 4.4회(성공률 65.8%) 전체 21위 등을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에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하지만 계약 조건으로 인해 올림피아코스와 마찰을 겪게 됐다. 올림피아코스 측은 계약 당시 3년 계약을 맺어 2025년 6월까지 계약 기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황인범 측 주장은 1+2년 계약이었다. 그리스 'SDNA'는 지난달 14일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와 1+2년으로 계약했다. 그는 올림피아코스와 연장 옵션 계약을 맺었음이 확인됐다. 황인범은 구단에 이적 요청을 했고, 이미 고향으로 돌아갔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황인범은 그가 서명한 계약이 '기본 3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다만, 연장 옵션에 있어 300만 유로(약 43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있는데 올림피아코스는 훨씬 더 많은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피아코스는 그리스 언론을 선동하면서까지 황인범이 계약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SDNA'는 "2년 연장 옵션은 2023년 6월 30일 이후에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즉, 황인범의 2년 연장 옵션은 황인범의 의사와 상관없이 체결된 것. 결국 황인범은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팀을 떠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러한 이유로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의 이적료로 1,000만 유로를 주장하고 있다. 아탈란타가 황인범 영입을 원했지만, 이적료 문제로 무산된 것이 이러한 이유다.
이미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 사이의 간극은 좁힐 수 없을 만큼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 즈베즈다가 손을 건넸다. 지난 4일 세르비아 'SPORTAL'은 "이 위대한 한국인은 올림피아코스에서 즈베즈다로 이적한다. 두 구단은 어젯밤 늦게 이적을 준비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 선수로 레드 스타 역사상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인범은 즈베즈다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가 될 것이다. 올림피아코스에게 지불할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0억 원)이며, 3년 분할로 지급될 것이다. 계약 기간은 4년이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이적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공개했다. 'SPORTAL'은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와 분쟁 중이었으며, FIFA 법원까지 사건이 전달됐다. 황인범 측과 올림피아코스 측은 모두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며 교착상태에 이르렀다. 이후 즈베즈다가 영입전에 합류하며 타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그들은 법원에 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즈베즈다가 좋은 선수를 얻은 방법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일반적인 상황에서 즈베즈다는 그렇게 좋은 선수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결국 황인범은 세르비아의 명문 구단 즈베즈다로 팀을 옮기게 됐다. '레드 스타'란 별칭을 갖고 있는 즈베즈다는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9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진 팀이다. 2017-18시즌부터 6시즌 연속 우승을 이뤄내기도 했다.
올 시즌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를 밟기도 한다. 즈베즈다는 그룹 G조에 속해 맨체스터 시티, 라이프치히, 영보이즈와 한 조에 묶였다. 전력상 16강 진출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3위에 안착한다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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