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위협 외래종 피해 560조원…식량 생산에도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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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때문에 낯선 서식지로 옮겨온 뒤 널리 퍼져 생태계를 교란하는 유해 외래종이 전세계에 한해 4230억달러(약 560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유엔 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많은 외래종은 사람들이 경제적 이익 등을 기대하며 외국에서 들여오지만, 생태계를 점령한 외래종은 기대와 달리 환경과 경제에 악영향만 끼치곤 한다.
외래종의 악영향 중 대표적인 피해로는 생물다양성 파괴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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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레옥잠이 점령한 어장, 홍합 때문에 막힌 발전소 파이프, 갈색나무뱀 때문에 끊긴 전력선.’
어느날 갑자기 눈에 띄기 시작한 외래 생물종 피해 사례들이다. 인간 때문에 낯선 서식지로 옮겨온 뒤 널리 퍼져 생태계를 교란하는 유해 외래종이 전세계에 한해 4230억달러(약 560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유엔 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간 과학정책 플랫폼’(IPBES)은 4일(현지시각) 전세계 외래 유해 생물종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유해 외래종 확산은 이제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겪는 문제가 됐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세계 49개 나라의 86개 연구팀이 벌인 조사 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보고서는 “전세계에서 인간 활동에 따라 서식지를 옮기게 된 외래 생물종은 3만7천여종에 이르며 이 가운데 3500종은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입 외래종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유해 외래종이 급격하게 늘면서 환경 피해는 물론 경제적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보고서는 “외래종의 경제적 피해가 1970년대 이후 10년마다 4배씩 늘고 있다”며 2019년 기준으로 한해 피해 규모가 423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유해 외래종 문제는 대처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때까지 무시되곤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간 때문에 서식지를 옮기게 된 외래 식물의 6% 정도가 새로 정착한 서식지를 황폐화하는 유해종으로 자리잡았고, 무척추동물과 척추동물의 경우는 각각 22%와 14%가 유해종이 됐다고 분석했다.
많은 외래종은 사람들이 경제적 이익 등을 기대하며 외국에서 들여오지만, 생태계를 점령한 외래종은 기대와 달리 환경과 경제에 악영향만 끼치곤 한다. 외래종의 악영향 중 대표적인 피해로는 생물다양성 파괴가 꼽힌다. 보고서는 “동물과 식물 멸종의 60%에 외래종 유입이 주요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며 “적어도 218종의 외래종이 1200여 생물종의 멸종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유해 외래종은 식량 생산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보고서는 미국 동부 해안 지역인 뉴잉글랜드의 조개 생산에 악영향을 끼친 유럽산 게, 인도에서 수산 자원용으로 도입했던 카리브해산 개적구를 대표적인 식량 생산 위협 사례로 꼽았다. 또, 유해 외래 생물종의 최대 피해자는 각 지역의 토박이 원주민들이었다. 전체 유해 외래종 가운데 65%는 원주민 거주지 생태계를 황폐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발생한 미국 하와이섬의 대규모 산불도 아프리카에서 가축 먹이용으로 들여온 외래종 풀 때문에 더욱 크게 번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하와이 토종 식물들을 몰아내고 생태계를 장악한 외래종 풀들은 불에 훨씬 더 잘 타는 성질 때문에 불쏘시개 구실을 했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했다. 뎅기열, 말라리아 등의 감염병도 외래종 모기들 때문에 더 널리 퍼지곤 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과학정책 플랫폼의 공동 의장인 ‘영국 생태학 및 수문학 센터’의 헬렌 로이 교수는 “유해 외래 생물종은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일 뿐 아니라 자연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끼치고 인간의 복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로이 교수는 “전체 외래종의 37%는 1970년대 이후에 나타났다”며 “(국제 무역과 여행 증가 등)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외래종은 (과거와 비슷한 추세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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