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교권 추락, 학벌주의 탓"…외신도 주목한 '공교육 멈춤의 날'

김종훈 기자 2023. 9. 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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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전국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외치며 교권보장 집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한국의 학벌지상주의가 교권 추락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주말 주최 측 추산 20만명의 교사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집회에 참여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극한 경쟁이다. 학생들은 어린 나이부터 특출한 성적을 받아 최상위 대학에 입학하려고 이리저리 내몰린다"며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공을 위해 교사들에게 민원을 넣고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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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도 '교실 무너졌다' 인정. 공교육 개혁 주장 높아져"
사망한 서이초 교사의 49재이자 '공교육 멈춤의 날'인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서이초 사망 교사 추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주말 전국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외치며 교권보장 집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한국의 학벌지상주의가 교권 추락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주말 주최 측 추산 20만명의 교사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집회에 참여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극한 경쟁이다. 학생들은 어린 나이부터 특출한 성적을 받아 최상위 대학에 입학하려고 이리저리 내몰린다"며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공을 위해 교사들에게 민원을 넣고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한국에서는 학업에서 성공하는 것이 워낙 중요하다보니 학부모들이 더욱 민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교실에서 (교사에 대한) 괴롭힘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의 배경으로 텔래그래프는 "교사들은 아동복지법이 애매해 훈육만 해도 아동학대로 책임지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라는 게 이들의 핵심 주장"이라고 썼다. 이어 교사들이 지난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연차, 병가 등을 사용한 사실을 전하면서 "(교사들의 집단휴업은) 아주 드문 일로 몇몇 학교가 임시휴교를 결정했다"고 했다.

가디언은 "한국의 학교폭력, 학생 간 괴롭힘 문제는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는 교사들이 자신들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교직원들이 훈육에 나섰다가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는 등 부당하게 대우받는 현실에 분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매체는 "교권도 학생인권만큼 중요하다"는 한 초등교사의 인터뷰와 함께 2018년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가 100명에 이른다는 한국 정부 통계를 전했다.

BBC도 "학생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성적을 위해 잔혹하게 경쟁해야 한다. 한국 학부모들은 방과 후 많은 돈을 들여 자녀를 '학원'에 보낸다"며 "과거 한국 부모들은 자녀를 5~6명까지 낳았으나 현재는 기껏해야 1명만 낳는다. 성공을 위한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는 것"이라고 현상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서울교대 김봉제 교수의 견해를 인용, "과거 한국은 교사를 공경하는 문화가 강했으나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고학력 부모가 늘었다"며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세금을 냈다는 이유로 교사를 막 대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BBC는 "한국 정부도 교실이 무너졌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많은 이들은 단순히 교실만 무너진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한국 사회가 말하는 성공의 정의부터 바꿔 교육시스템 전체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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