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집주인은 좋겠네…전 가구 한강뷰 특화 설계 쏟아진 4구역 [부동산360]

2023. 9. 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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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최대어 떠오른 ‘압구정4구역’ 4개 설계사사무소 격돌
오는 16일 건축안 뽑혀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95동 뒤편에 세워진 건축사사무소 홍보부스. [이준태 기자]

[헤럴드경제=이준태·서영상 기자]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4구역의 설계업체 선정 작업이 시작됐다. 3구역이 설계업체 선정을 놓고 잡음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4구역이 오히려 보다 빠르게 설계사 선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각각의 설계업체들은 ‘전 가구 한강뷰·남향 배치’를 선보이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찾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준공된 지 40여년이 지나 압구정동을 대표하는 명성보단 벗겨진 도색에서 초라한 모습이 느껴졌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외관. [이준태 기자]

낡은 건물들을 지나 마주한 현대아파트 95동 뒤편 공터. 평일 낮이고 아파트 내 구석 진 뒤편이지만 조합원들의 발길이 쉼 없이 이어졌다. 국내를 대표하는 아파트인 압구정동 재건축 설계수주 용역을 따내고자 4곳의 건축사사무소는 각각의 설계안을 이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압구정 4구역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에 맞춰 최고 70층 규모, 최대 1790가구가 들어서는 대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홍보부스는 지난달 26일에 개관해 이달 9일까지 연다.

이곳에 자리한 사무소들은 종합건축사사무소건원(건원),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정림), 토문건축사사무소(토문),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디에이)다. 각 사무소들은 SMDP와 저디, PLP, Arub 등 해외 유명 설계업체와 컨소시엄을 맺고 차별화된 설계안을 내놨다.

각 사마다 디자인 고유의 차별점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한강조망에 총력을 쏟고 있다. 기존에는 모든 가구가 한강뷰를 누리지 못했는데, 전 가구가 한강뷰와 남향을 조망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동 간격을 늘리거나 단차를 높여 한강과 먼 압구정로 부근 동들도 사선으로 한강이 조망 가능하도록 했다. 단차를 높인데는 올림픽대로의 소음을 막고자 하는 이유도 있다. 기존 아파트 주민들은 올림픽대로의 소음을 직접적으로 받아 애로사항이 있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단차를 높이고 올림픽대로에서 이격된 건물로 교통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원 압구정4구역 설계 조감도 모형. [이준태 기자]

건원은 ‘AP:DO’(압도) 설계안을 내놓으며 한국적인 미에 주안점을 뒀다. 아파트 산책로를 구름 문양으로 조성해 주민들이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고 했다. 임대 동을 제외하면 3개 동으로 4개 사무소 중 동 수가 가장 적다. 동 간격이 115m로 제일 넓다.

정림의 ‘헤리티지 원(Heritage One)’은 다수 수요자가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전 가구 판상형 배치가 특징이다.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26층엔 동 사이를 연결하는 260m ‘스카이 브릿지’를 꾸몄다. 저층부 주민들도 스카이 브릿지 라운지에서 온전한 한강뷰를 조망할 수 있게 했다.

정림 압구정4구역 설계 조감도 모형. [이준태 기자]

토문의 ‘압·구·정’은 저층부에서 고층부로 갈수록 좁아진 파노라마뷰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저층에서도 온전히 한강뷰를 누릴 수 있도록 계획했다. 저층부에선 ‘테라스 하우스’가 설치돼 차량을 주거 공간까지 끌고 올 수 있다. 인근 압구정고등학교나 갤러리아백화점으로 이동할 수 있는 보행로도 조성하겠단 계획이다.

토문 압구정4구역 조감도 모형. [이준태 기자]

디에이의 ‘그랜드 힐스(Grand Hills)’는 조선시대 당시 압구정이 언덕 위 양반의 쉼터라는 점을 착안했다. 압구정2구역 설계도 맡고 있는 디에이는 제일 낮은 평형인 전용면적 92㎡도 온전한 한강뷰를 즐길 수 있도록 한강과 맞닿은 1개 동에 배치했다. 다른 곳과 다르게 커튼월룩으로 조성한 것도 특징이다.

디에이 압구정4구역 조감도 모형. [이준태 기자]

조합원들은 설계안에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어느 곳이 선택되든지 신속하게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 A씨는 “동 개수가 적어서 단지 가운데 공원 등 녹지공간이 넓게 조성되는 만큼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하루 빨리 재건축이 진행돼 압구정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4구역 설계안 중 용적률 300%를 넘겨 제안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앞서 서울시는 용적률 360%의 설계안을 채택한 3구역에 재건축 사업 제동을 걸었고 3구역 조합은 설계 재공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3구역 재건축이 뒤로 밀리자, 2·4구역 재건축 사업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4구역은 신통기획안에 발맞춰 속도감 있게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윤수 압구정4구역 조합장은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따라 설계업체에 절대로 용적률 300%를 넘기지 말 것을 주문했다”며 “압구정 재건축 사업의 선두주자가 된 만큼 착실히 준비하고 오는 16일 총회 결과가 나오는 대로 속히 다음 단계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최종 설계업체가 선정될 예정이다.

Lets_win@heraldcorp.com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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