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사유’엔 정해진 궤도가 없다[그림 에세이]

2023. 9. 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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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트랙의 이동을 많이 하는 철새나 고래 등의 동물들이 목적지를 정확히 찾아내는 능력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는 이러한 전기로 유발된 전자기력(電磁氣力)으로 들뢰즈식 사유에 접근하고 있다.

이 검은 액체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낯선 기호, 즉 '운동이미지'로 사유를 촉발시키고 있다.

사유의 본질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도는 것이 아니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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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언 미술평론가
윤성필, 블랙스크린, 288×288×43㎝, 로봇·자석·액체자성유체, 2023. (성곡미술관)

일정한 트랙의 이동을 많이 하는 철새나 고래 등의 동물들이 목적지를 정확히 찾아내는 능력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물론 지구의 자력을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 덕분이라지만 말이다. 인류도 땅속에서 자성(磁性)을 띤 돌(자철광)을 찾아내 그것으로 기술혁명을 끊임없이 가속화하고 있다. 금은보다 더 값진 보물이 아닐 수 없다.

동시대 산업기술을 예술 영역에 도입하는 실험의 최일선에 서 있는 윤성필 작가. 그는 이러한 전기로 유발된 전자기력(電磁氣力)으로 들뢰즈식 사유에 접근하고 있다. 검은 액체로 채워진 작은 연못을 ‘블랙스크린’이라 부른다. 나노 단위의 극미세 자철광 입자들이 섞인 콜로이드, 즉 ‘액체 자성 유체(ferrofluid)’이다.

이 검은 액체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낯선 기호, 즉 ‘운동이미지’로 사유를 촉발시키고 있다. 낯선 물체들이 물고기처럼 불규칙의 유영을 한다. 관객의 등장에 반응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작위로 운동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사유의 본질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도는 것이 아니라 한다. 창조적 생각은 자유로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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