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예감[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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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출근길에 대기에서 가을의 향을 느낀다.
가을은 결실의 풍요와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기고 그 정취를 오롯이 품은 것이 단풍이다.
단풍은 보통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면 물들기 시작한다.
'버려야 할 것이/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도종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은 올가을 꼭 화려한 단풍의 낙하를 가슴에 담아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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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출근길에 대기에서 가을의 향을 느낀다. 아득했던 폭염이 허무하게 물러서는 걸 보면서 세상사에 영원한 것은 ‘영원한 것은 없다’는 평범한 사실뿐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가을은 결실의 풍요와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기고 그 정취를 오롯이 품은 것이 단풍이다. 그래서 단풍을 표현한 시 중에는 강렬하면서도 짧은 시가 눈에 띈다. ‘보고 싶은 사람 때문에/먼 산에 단풍/물드는 사랑’(안도현), ‘그대가/오기 전/기다리는 그리움’(원태연), ‘너무 짧다/너무나 짧다/불타올랐던 그 순간/죽어도 좋았을’(박숙이).
단풍은 보통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면 물들기 시작한다. 잎이 활동을 멈추면 엽록소가 파괴돼 자가분해가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안토시안이 생성되는 나무는 붉은색 또는 갈색의 단풍이 든다. 안토시안이 생성되지 않는 나무는 카로틴 색소로 인해 노란 잎으로 변한다. 안토시안과 카로틴이 혼합되면 화려한 주홍색이 된다. 일기예보에서 첫 단풍이 들었다고 표현할 때는 산 전체의 20%가량이 물든 경우를 기준으로 한다. 절정의 기준은 80%다. 단풍 시즌은 1주일이면 끝나는 벚꽃 시즌보다는 다소 길다. 우리나라는 설악산에서 단풍이 들기 시작해 남하하는데 지난 2022년에는 9월 29일 시작돼 10월 21일 절정을 맞았고, 2021년에는 9월 30일 시작돼 10월 26일까지 이어졌다. 2018년 9월 27일∼10월 12일이었던 데 비하면 1주일가량 늘어났는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림청이 예상한 2023년 지역별 단풍 절정 시기는 설악산이 10월 20일, 속리산이 10월 21일, 내장산이 10월 22일, 한라산이 11월 1일이다. 단풍이 예쁘게 들기 위해서는 기온이 서서히 낮아지면서 일교차가 크고 일사량과 습도가 적당해야 한다.
인생이든, 권력이든 내리막길이 있기 마련이다. 열매로 이어지는 낙화(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보다 동면을 예고하는 단풍이 삶의 이치를 더 절실하게 표현한다. ‘버려야 할 것이/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도종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은 올가을 꼭 화려한 단풍의 낙하를 가슴에 담아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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