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홍범도 흉상 이전 패륜" 하태경 "국민의힘 망한다"
국민의힘 내부도 분노 "당시 지배적 이념 민족주의, 반대는 매국"
"이순신 강감찬 왕정시대 인물, 왕정은 괜찮고 공산주의만 안되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교정 밖 이전 결정에 이어 홍범도함 명칭 변경 논란까지 나오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패륜 행위” “홍범도 선거로 가면 국민의힘 망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대통령이) 홍범도 건은 독립군을 우리의 역사에서 지워야 할 (것으로 보고) 현재로서는 '일본이 우리 편이다'. '우리 편이 불편해하는 것은 삭제해야 한다, 지워야 한다'는 이런 느낌이 많이 든다”며 “이럴 때가 아니고, 이러시면 안 된다. 이거는 아주 패륜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우리 뿌리의 문제”라며 “세상에 어떻게 완벽한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 프랑스의 나폴레옹도 독재로 황제가 됐고, 미국의 링컨도 노예제 폐지를 하기 위해 야당 의원을 핍박하고 가뒀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도 우리가 산업화를 추앙하지만 엄청난 민주주의에 대한 핍박을 했다”며 “역사라는 것은 단면만 가지고 볼 수는 없다. 큰 틀에서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를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지나가는 국민들한테 물어보라”며 “홍 장군이 1920년대 연합군도 되기 전에 정말 소련이 볼셰비키 혁명 바로 직후였던 이 시대의 이념은 민족주의고, 우리나라를 다시 찾겠다는 게 지배적 이념”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의원은 “당시 자유니 공산주의니 이런 거 일반 국민들이 뭘 아느냐”며 “홍범도 장군도 그런 공부, 공산주의 이념을 공부하신 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은 “미국에서 망명해서 이승만처럼 독립운동하신 분은 미국하고 가까이 지내면서 독립에 도움받으려 한 거고 소련이나 중국에서 한 분도 그렇게 한 것”이라며 “그 사회에 섞여서 해야지 어디 산에서 혼자 떨어져서 독립운동하느냐.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더 이상 이런 걸 왈가왈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국민들이 볼 때는 우리의 뿌리이고 순국선열인데, 뭔가 이거는 너무 패륜적인 느낌이 딱 든다”며 “과거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민족주의가 가장 중요하고 그 반대는 뭐냐. 매국이에요, 매국”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가 꼬였다”며 “이념 문제가 아닌데 이념 문제로 규정해서 독립운동가 중에 공산주의자는 1급이 아닌 2급 3급이다, 이런 식으로 지금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공산주의가 우리 주적인데 국군의 상징에 이름이나 쓸 수 있느냐 이런 식으로 나가고 있는데, 이렇게 나가면 이번 보궐선거가 아니라 내년 총선도 홍범도 선거를 치러야 한다. 우리 망한다. 국민의힘 망한다”고 우려했다.
하 의원은 “40년대 소련 공산주의는 친미였고 반일이었고 지금도 베트남 공산당은 친미친한, 반북”이라며 “사실 북한이 공산주의냐. 공산주의자가 제일 혐오하는 게 세습이에요. 홍범도 장군이 살아있으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하고 싸웠다고 본다. 진정한 공산주의자라면 저게 무슨 공산주의 국가냐”고 반문했다.
홍범도함도 이름도 바꾸자는 주장을 두고 하 의원은 “그것도 웃긴 게 그럼 이순신 강감찬 이런 분들은 왕정 추구 세력이고, 당시는 왕정이었는데, 왕정 추구 세력은 괜찮고 공산주의자는 안 되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며 “완전히 온 국민의 웃음거리가 된다”고 털어놨다. 하 의원은 “홍범도 문제는 육사에서는 이미 결정을 했고 그건 정서적으로 안 맞다. 이 정도로 봉합을 하고 더 잘 모시기 위해서 독립기념관 간다 이렇게 방향을 잡고 끝내야지 여기서 자꾸 홍범도 키우면 정말 감당이 안 된다”며 “우리 당 지도부가 나서야 된다”고 말했다.
한덕수 총리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까지 홍범도함 명칭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나선데 대해 하 의원은 “당 내에서도 강경파가 있다”며 “어떻게 우리 군이 공산주의자를 모실 수 있냐, 이건 논리적으로 잘 반박이 안 된다. 훈련이 안 된 분이어서”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당 내에서 이 이슈 좋아하는 분들 많지 않다”고 했다
특히 국민들의 여론과 관련해 하 의원은 “독립운동 한 사람을 공산주의자였는지 뭐였는지 당시에 조국도 없고, 중국 아니면 소련서 살았는데 무장투쟁한 사람이 자유시 참변(에 관여했는지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알아야 돼? 니들 그렇게 한가하냐? 이런 것”이라며 “현 정부는 더 절박한 문제가 뭔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왜 갑자기 철지난 이념 문제 가지고 이렇게 싸우느냐고 해서 굉장히 분위기 안 좋다”며 “배 이름도 바꾼다, 국방부 동상도 교체한다, 이런 식으로 총선까지 가잖아요. 홍범도 선거 되면 부산도 다 진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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