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샷으로 트로피를 거머 쥐었다…사카이, 4년 만에 LPBA 첫 우승 "남편과 두 아이 생각나"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일본 여자 3쿠션 강호’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가 프로 데뷔 4년 만에 LPBA 13번째 챔피언에 올랐다.
사카이는 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스와이 LPBA 챔피언십’ 결승전서 김민아(NH농협카드)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4-2(8-11, 11-10, 4-11, 11-0, 11-8, 11-6)로 승리를 거두고 상금 3000만 원과 프로 첫 우승컵을 들었다.
이로써 사카이는 지난 2019년 5차전(메디힐 챔피언십)서 프로당구에 데뷔한 이후 약 4년 만에 정상을 밟아 LPBA 13번째 ‘퀸’이 됐다. 투어 참가로는 22개 투어만의 우승이다. 아울러 히다 오리에(SK렌터카), 히가시우치 나츠미(웰컴저축은행)에 이은 일본 국적의 세 번째 LPBA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이번 시즌 개막전(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서 정상에 선 이후 3개월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3회 우승에 도전한 김민아는 우승 문턱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대회 한 경기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상금 200만 원)은 64강전서 박수향을 상대로 2.273을 기록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블루원리조트)가 수상했다.
결승서 사카이와 김민아는 경기 초반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김민아가 먼저 한 세트를 앞서면 사카이가 재빠르게 한 세트를 따라붙으며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양상이었다.
첫 세트는 김민아가 기선을 잡았다. 초반 4이닝 만에 8-1로 크게 앞선 김민아는 이후 5이닝 동안 공타에 머물러 사카이에 추격을 허용, 8-8 동률을 이뤘으나 10이닝째 행운의 뱅크샷을 포함해 남은 3점을 채워 11-8로 승리했다.
2세트도 김민아의 초반 분위기가 좋았다. 첫 이닝서 터진 하이런 7점에 힘입어 9이닝까지 10-8로 리드했으나, 10이닝째 사카이가 2득점 이후 시도한 뒤돌리기가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11-10, 세트스코어 1-1 균형을 이뤘다.
김민아는 3세트서 11이닝 동안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11-4로 승리하며 다시 앞섰다. 그러나 4세트서 또 한 번 사카이가 맞불을 놨다. 사카이는 2이닝째 두 차례 뱅크샷을 포함한 하이런 6점으로 8-0으로 격차를 벌린 데 이어 4이닝째 1득점, 5이닝째 2득점으로 11-0 완승을 거두고 세트스코어 2-2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추격에 성공한 사카이는 5세트를 11-8로 따내며 경기를 앞서가기 시작했다. 사카이는 1-2로 밀리던 7이닝째 2득점으로 3-1 역전을 시작으로 3이닝 동안 연속 3~2~3득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11점을 채웠다. 김민아도 8이닝부터 3이닝 동안 6득점으로 따라붙었으나 사카이는 10이닝 8-8 동점 상황에서 터트린 걸어치기 원뱅크샷으로 분위기를 뒤집은 후 남은 한 점을 채워 11-8 승리, 세트스코어 3-2로 앞서나갔다.
6세트 17이닝의 장기전 끝에 결국 사카이가 큐를 번쩍 들고 포효했다. 16이닝 8-6 근소하게 앞서던 상황서 1득점 이후 뱅크샷으로 11-6, 세트스코어 4-2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우승을 확정했다.
결승서 사카이는 위기마다 뱅크샷을 돌파구로 연결하며 상대 김민아보다 4개 많은 9개의 뱅크샷으로 우승으로 가는 길을 닦았다. 뱅크샷률(총 득점 가운데 뱅크샷 비율)은 32.1%. 대회 평균(28.5%)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이번 대회에서만 6경기 동안 48개의 뱅크샷을 성공시키며 새로운 ‘뱅크샷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또 사카이는 이번 대회서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집념’으로 정상에 섰다. 첫 경기 한지은(에스와이)과의 대결서 23-23으로 경기를 마친 후 하이런까지 비교하는 힘겨운 승부 끝에 첫판을 통과한 이후 임정숙(크라운해태∙16강), 김보미(NH농협카드∙8강), 박다솜(4강), 결승전까지 모두 첫 세트를 내주고도 경기를 뒤집어 역전승한 진기록도 남겼다.
사카이는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 먼저 결승전을 너무 이기고 싶었다. 올 시즌 하나카드 팀에 들어왔는데, 동료들이 많은 응원을 해줬다. 오늘 경기장에 직접 와서 응원해 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우승 후) 가족이 생각났다. 남편과 두 아이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고 말했다.
사카이는 마지막 뱅크샷에 대해 "확신이 있었다. 위험 부담이 있었지만,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PBA는 5일부터 남자부 PBA 128강전으로 돌입한다. 5일부터 이틀간 128강전을 치른 후 7일 오후 3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회로 들어선다. 우승 상금 1억 원의 주인공을 가리는 결승전은 11일 오후 9시에 치러진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