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춰둬서 더 치명적이었던 '손 톱'[심재희의 골라인]
시즌 첫 원톱 출격, 토트넘 리그 3연승 견인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오랫동안 팀에서 주포로 활약한 주전 스트라이커가 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이적했다. 하지만 대체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일단 3라운드까지 잇몸으로 버텼다. 4라운드에 감춰뒀던 '손 톱'을 꺼내 들었다. 토트넘 홋스퍼가 3일(이하 한국 시각) '손 톱' 효과로 골 폭풍을 몰아치며 원정에서 번리를 5-2로 대파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개막 후 공격포인트를 생산하지 못했다. 이전 리그 3경기와 카라바오컵에서 조연을 자처했다. 주장 완장을 알고 팀 공격에 힘을 보탰으나, 직접 해결하지 않고 도우미 구실에 충실했다. 흡사 플레이메이커처럼 움직였다. 선발로 출전한 앞선 리그 3경기에서 유효슈팅을 단 하나만 기록했다.
주중 카라바오컵 승부차기 패배로 변화를 맞았다.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손흥민이 돌아왔다. 3일 치른 번리와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손 톱'으로 자리를 옮겨 공격력을 폭발했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 원톱으로 자리해 득점을 터뜨렸던 이전 모습을 재현했다.
전천후 공격수 면모를 과시했다. 빠른 스피드와 라인 브레이크로 상대 수비수들을 시종일관 괴롭혔다. 치명적인 마무리도 선보였다. 여유있는 오른발 칩슛, 정확한 오른발 인사이드킥 마무리,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슈팅 이전의 움직임과 퍼스트터치가 매우 좋고, 양 발 마무리가 다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물론 최전방에서 기회만 기다리지 않았다. 놀라운 하드워크로 상대를 압박했다. 쉴 새 없이 종횡무진 뛰며 상대 수비수들을 부담스럽게 했다. 현대 축구의 기본인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수비하는 공격수'의 좋은 예를 보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놀라운 공수 기여를 등에 업고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
팀을 위해 희생하던 손흥민이 '킬러'로 돌아왔다. 조연과 주연을 넘나들며 캡틴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치명적인 '손 톱'으로서 더 많은 골 사냥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손흥민, 토트넘의 3일 번리전 기본 전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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