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최초 D1리그서 뛰는 올리비아 피차르도 “韓대표팀 열정·태도 존경해” [여자야구 현주소(21)]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 야구. 미국에 있는 수천 수만 개 대학 야구팀 중 명문 야구부는 그만큼 들어가기 어렵다.
미국 대학 야구리그는 크게 세 개의 디비전(Division 1,2,3)으로 나뉜다. 이 중 최상위 리그인 D1은 299개 팀으로 구성돼 있는데 한 개의 대학마다 30인의 로스터를 보유한다.
이 중 아이비리그와 D1리그에 포함된 미국 명문 ‘브라운 대학’ 2학년이 올해 초 큰 화제가 됐다. 바로 D1리그에서 뛴 최초의 여학생이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 올리비아 피차르도(Olivia Pichardo·19)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올리비아는 1학년이던 지난해 가을, 브라운 대학 야구부에 들어가겠다고 결심하고 트라이아웃(선발전)에 응했다.
올리비아는 “나 스스로를 시험해보고 싶어 브라운 대학 야구부 코치에게 입단 의사를 전했다. 지난해 여름 내내 야구를 하면서 보내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했다. 그저 정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 뿐이었다. 감사하게도 팀의 30인 로스터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라고 돌아봤다.
올리비아는 남학생들과 함께 치열한 선발전을 치렀다. 미국 대학의 경우 야구부에 들어갈 선수를 매년 선발하지 않고, 자리가 나면 단 몇 자리를 위해 선발전을 연다. 올리비아는 이 경쟁을 뚫고 명문 야구부에 입단한 것이다.
올리비아는 “지난 가을(9월부터 11월까지) 동안 브라운 대학 야구팀은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과 자체 연습경기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켜 각자의 임무를 어떻게 소화하는지 평가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마침내 올리비아는 오랜기간 꿈꿔온 일을 해냈다. 브라운 대학 야구부 그랜트 코치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리비아가 선발전을 위해 정말 많이 준비해왔다.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한 선수는 처음”이라고 하기도 했을 정도다.
올리비아는 “야구부에서 내가 2023시즌 로스터에 있다고 공식 발표했을 때 정말 놀랐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에 가서도 야구를 계속하길 바라왔지만, 내가 포함될 것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올리비아는 브라운 대학 야구부 입단과 함께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선발전도 준비했다. 세계랭킹 4위인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6월 최종 선발전을 갖고 8월 초부터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024 여자야구 월드컵’ 예선에 출전했다.
미국 대표팀은 미국 마이너리그와 계약한 최초 여자 선수 켈시 휘트모어(25), 애쉬튼 렌스델(22), 제이미 바움(20), 올리비아 피차르도(19), 나오미 라이언(16) 등을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그 결과 세계랭킹 3위 캐나다를 23-0으로 격파하며 5전 전승으로 내년 캐나다에서 열리는 ‘2024 여자야구 월드컵’ 결선 라운드 진출권을 획득했다.
올리비아는 투수와 타자로 모두 나서 맹활약하며 팀의 전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투수로서 2이닝 무실점, 타자로서 타율 0.333(6타수 2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389를 기록했다.
올리비아는 이 대회에서 대한민국과 경기에 마무리 투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은 미국에 0-14 콜드게임 패했다.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올리비아는 1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팀의 콜드게임 승리를 완성했다.
올리비아는 “올해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은 우리 팀과 비슷하게 젊은 선수들이 많더라. 대한민국 여자야구 선수들이 1년 내내 야구를 할 환경이 안 된다는 걸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야구를 향한 열정과 태도를 매우 존경한다”고 말했다.
올리비아는 2019년부터 대한민국과 인연이 있다. 올리비아는 부모님과 함께 2019년 LG전자 주최로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제4회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올리비아는 당시를 떠올리며 “내 야구 인생 중 가장 좋았던 경험이다. 이때 만난 김라경(서울대)과 박민서가 올해 대한민국 대표팀 소속으로 ‘여자야구 월드컵’에 출전했다면 참 좋았을 것이다. 특히 박민서가 여자야구 현실 때문에 골프 선수로 전향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잠재력 넘치는 어린 유망주들을 키우기 위해 여자야구에 대한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올리비아는 새벽 5시에 일어나 7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뒤, 학교 수업을 듣고, 야구부 훈련을 받는다. 온 종일 학업과 야구를 병행하는 바쁜 삶을 보내고 있다. ‘D1리그에서 최초의 여성으로 뛰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올리비아가 “그런 걸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다”라고 한 이유다.
4주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매츠 구단 스카우트 부서에서 인턴십을 하기도 한 올리비아의 최종 꿈은 바로 메이저리거다. 이미 대표팀 선배인 외야수 켈시 휘트모어가 미국 마이너리그 ‘페리 훅스’와 계약해 뛰었다. 올리비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별들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최초의 여성이 되는 것이 목표다.
올리비아는 “규칙을 깨야한다. 남자만 뛰던 곳에 여자가 뛰려면 그래야 한다. 그런 자세로 나는 매 순간을 임한다. 마음을 굳게 먹고 순간에 임할 때 우리는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을 바꿀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올리비아는 “전세계에 있는 많은 소녀들이 야구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어린 소녀들이 야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 놀라운 운동을 시작하길 바란다. 야구에서 성공했을 때, 당신은 인생의 어떤 것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자야구 활성화를 바랐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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