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전 중국 총리 5개월 만에 공개 행보…中 매체 ‘침묵’
[앵커]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퇴임 5개월여 만에 공개 장소에 등장해 현지 관광객들에게 환영받는 영상이 SNS로 퍼지고 있는데, 정작 중국 매체들은 이를 전혀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민생을 챙기던 리 전 총리에 대해 중국인들의 향수가 여전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베이징 조성원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석굴 사원으로 유명한 간쑤성 둔황입니다.
리 전 총리가 손을 흔들자 지켜보던 관광객들도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관광객 : "총리, 안녕하세요?"]
한때 권력 서열 2위였던 전임 총리가 거의 반년 만에 공개 행보를 했지만, 중국 관영 매체나 SNS에선 이 소식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타이완 언론만 보도했을 뿐입니다.
리 전 총리는 재임 시 중국의 빈곤 문제를 비판하고 노점상 활성화를 주장하다 시진핑 주석과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당 대회에서 같은 공산주의청년단 계열 후진타오 전 주석이 석연치 않게 퇴장하고 리 전 총리 본인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올해 초 마지막 업무 보고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남긴 뒤 권력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리커창/전 중국 총리/지난 3월/전인대 : "국내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합니다. 수요 부족 문제가 여전하며 민간 투자자와 민영 기업 전망도 불안정합니다."]
자신이 이끌던 정부 부처들에 대한 고별 인사는 SNS에서 조차 삭제됐습니다.
[리커창/전 중국 총리/지난 3월 : "우리는 지난 몇 년 매우 특별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전염병 요인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리 전 총리가 퇴임한 뒤 5개월여가 지난 지금 중국은 부동산발 경제 위기설이 돌고 청년 실업률이 20%를 웃돕니다.
삶이 팍팍해진 중국인들이 때론 독자적 행보를 보이며 민생을 챙기던 전임 총리에 대해 향수를 느낀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현 지도부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조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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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기자 (sungwon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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