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생활경제연구소] 현실에서 드러난 학부모 교육의 문제
최근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는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무너진 교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필자가 정회원으로 있는 한국학부모학회에서도 이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등 많은 이들이 이제는 교권 회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교권이 무너진 배경에는 대체로 막무가내 학부모의 이기적인 자녀 사랑이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한 한 유명 웹툰 작가와 교육부 공무원의 갑질 사건이 드러나면서 ‘학부모가 문제’라는 시각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그런데 무너진 교권은 정말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 때문에 발생한 일일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모든 학부모는 자기 자녀가 최소한 학교 교육에서만큼은 홀대받지 않고 정상적인 관심과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경제적 요인이 힘을 쓰는 사교육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최소한 공적 주체(학교), 공적 과정(교육과정), 공적 재원(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교육에서만큼은 차별받지 않기를 희망한다.
학부모는 분명히 공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헌법 제 31조와 교육기본법 제 13조 제1항은 학부모가 교육의 한 주체로서 자녀 교육에 관여할 수 있는 법률적 배경이다.
학생은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수동적인 공부를 한다. 교사 역시 아무리 잘 가르치고 싶어도 학생이 상위 학년에 진학하거나 졸업을 하게 되면 더이상 손을 댈 수가 없다. 결국 초중고 12년의 방대한 공교육 프로젝트는 자녀의 환경, 성격, 능력 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학부모가 총감독이 되어 이끌어가야 한다.
그런데 정부 지원과 사회적 관심은 학교와 학생에게 집중되어 있을 뿐, 이상하리만큼 학부모에게는 필요한 교육이나 정책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부가 학부모 교육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행 중인 학부모회는 학기 초에 학사 일정을 소개하는 수준에서 운영될 뿐이다. 그마저도 일부 학교에서는 소수 학부모 리더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부모는 자녀가 왜 이렇게 어려운 공부를 해야만 하는지, 이 공부를 하면 어떤 능력을 갖게 되는지, 그 능력이 미래에 아이 삶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그래서 학교는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그런데 지금 시행 중인 학부모 교육은 단편적이거나 피상적이어서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 중인 전국학부모지원센터의 온라인 '학부모On누리'에는 현재 학부모교육 컨텐츠 103개가 올라와 있는데, 이 가운데는 학부모와 크게 상관없어 보이는 저작권 교육, 수화교육, 심지어는 강의법 교육도 포함되어 있다. 국가에서 하는 교육이 이 정도인데 다른 교육이야 오죽할까?
학부모는 국가와 사회에 앞서 자녀를 올바른 성인으로 키워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학부모가 이런 책무를 다 할 수 있도록 교육과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자녀 학습은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심리와 생활은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진학과 진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등 학부모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교육해줘야 마땅하다.
학부모가 자기주도학습의 이론적 배경에 대해 뭐가 궁금하겠는가? 교육 프로그램의 교수 설계 방법을 알고 싶어할까?
지금 학부모 교육은 교육학과 대학생에게나 필요한 이런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는 그저 아이가 자기 몫을 다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방법, 특히 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고 기왕이면 좋은 성과까지 낼 수 있는 그런 방법이 궁금하다.
필자가 지금 상황을 예견한 것은 아니지만 ‘강남코디의 중고등학생공부법’ 책을 쓴 이래 계속 학부모 교육에 매진해 왔다.
그동안 학부모 교육을 200여 회 진행하면서 아이의 생활, 심리, 학습 등 전반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로부터 약 300개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 가운데서 우리나라 모든 학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만 추려서 <평생학습의 기초, 초등 공부력>이라는 책을 썼다.
필자가 우리나라의 가장 치열한 교육 현장인 강남에서 20여년간 학습 컨설팅을 진행하며 알게 된 공부 원리를 모두 담았다. 신간은 오는 10일부터 서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비록 일부 학부모의 과잉 욕심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학부모가 희망이다. 제대로 된 공부 원리를 아는 학부모는 아이가 어떻게 입시 지옥을 과감하게 돌파할 수 있는지 열정을 품고 도울 수 있다. 또 사회 변화 방향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학부모라면 아이에게는 둘도 없는 지원군이 될 것이다.
▶김상섭 작가는 오늘 9월 7일(목요일) MD생활경제연구소 ‘나도 강사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무료 줌강의를 할 예정이다. 참여방법은 당일 저녁9시, 마이데일리 홈페이지 > 생활경제연구소> (배너)‘나도 강사다’ 로 접속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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