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씁쓸한 여운 남긴 김건희 여사 청주 방문

한준성 2023. 9. 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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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충북 청주를 방문했지만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김 여사가 청주를 찾은 9월 1일은 20여년 역사의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개장하는 '기쁨'과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49일째인 '슬픔'이 공존하는 날이었다.

김 여사의 비엔날레 방문은 청주시에 비엔날레 흥행 '청신호'를 안겨줬지만 공교롭게도 이날은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7월 15일)' 49일째로 희생자 추모 위령제가 진행된 날 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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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한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충북 청주를 방문했지만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김 여사가 청주를 찾은 9월 1일은 20여년 역사의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개장하는 ‘기쁨’과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49일째인 ‘슬픔’이 공존하는 날이었다.

비엔날레 전시장에 나타난 김 여사는 발달장애 예술인이 참여한 작품 등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덕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공예는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대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오브제”라며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공예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1999년 1회부터 올해 13회까지 20여년간 이어져 온 공예비엔날레는 청주의 자랑거리다. 행사장으로 쓰고 있는 옛 연초제조창은 버려진 건물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도시재생 대표 사례다.

이 행사에 영부인이 방문한 건 2019년 김정숙 여사 이후 두 번째다. 비엔날레 조직위는 김 여사가 관심을 보인 여섯 작품을 공개하는 등 영부인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오른쪽) 여사가 1일 충북 청주문화제조창에서 열린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여사의 비엔날레 방문은 청주시에 비엔날레 흥행 ‘청신호’를 안겨줬지만 공교롭게도 이날은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7월 15일)’ 49일째로 희생자 추모 위령제가 진행된 날 이기도 했다. 추모 행사가 끝난 뒤 시민분향소는 부랴부랴 철거됐고, 유가족들의 항의로 4일 다시 운영하기로 결정됐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수습 과정에서 변변한 대접을 받지 못한 유족들은 “희생자에 대한 예우가 소홀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발생 후 현장 방문이나 희생자 조문은커녕 아직까지 아무런 언급조차 없다. 비슷한 시기 발생한 경북 예천 산사태 피해 현장이나 충남 공주와 논산의 수해 농가를 잇따라 방문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행보라는 평가다.

이왕에 김 여사가 청주에 올 계획이었다면 위령제 참석은 아니더라도 비엔날레장에서 10분 남짓 떨어진 오송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라도 방문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김영환 충북지사나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송 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와 책임자 문책성 인사가 진행 중이고 분향소 운영기간을 놓고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김 여사가 분향소 등에 나타나 메시지를 던졌다면, 어떤 내용이든 두 단체장에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퍼스트레이디는 단순히 대통령의 아내가 아닌,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다. 조선시대로 치면 국모(國母)의 자리다. 상황적 이유를 불문하고 퍼스트르레이디로서 오송 참사로 가족을 잃고 상처 받은 유족들의 손을 잡으며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청주=한준성 기자(fanyk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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