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따라 마야로' 차승원, 배우 예능 원조의 모범적인 진화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배우 차승원의 tvN 금요 예능 '형따라 마야로:아홉개의 열쇠'(이하 '형따라 마야로')가 5회를 넘기며 방송에 한창이다.
지난달 4일 시작된 '형따라 마야로'는 차승원이 배우 김성균, 더보이즈 주연과 함께 중남미 마야 문명을 따라 여행하는 이야기다. 마야의 식문화, 의복 문화 등 키워드에 맞춰 체험을 수행하고 이에 따라 주어지는 아홉 개의 열쇠를 획득하는 미션이 곁들여진 탐험 여행 예능이다.
차승원은 '형따라 마야로'에서도 특유의 예능감과 리딩 능력으로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다. 배우 예능의 원조 격인 '삼시세끼'를 통해 자신의 예능 필살기가 된 요리 실력도 발휘하는데 마야 현지인에게 한식을 대접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같이 간 동료 김성균과 주연이 고된 타지에서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지쳐 있으면, 꼼꼼히 챙겨 간 한식 양념과 식재료로 다채롭고 풍성한 한식을 준비해 활력을 되찾게 해주고 있기도 하다. 가끔 잔소리를 하기는 해도 제한된 여건과 식재료로 입맛 도는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는 '삼시세끼'의 '차줌마'는 마야에서도 여전하다.
'형따라 마야로'에서 차승원은 '차줌마'이지만 '차박사'이기도 하다. '차박사'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얻은 예능캐다. 차승원이 고대 문명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이고 제작진과 회의 끝에 여러 문명 중 마야를 택해 이번 여행을 떠나는데, 문명에 대한 차승원의 지식이 꽤 깊고 방대하다.
방송에서 마야에 대한 설명이 차승원의 지식에서 시작되고 자막과 자료화면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다. 아홉 개의 열쇠를 찾는 미션도 차승원이 갖고 있는 마야에 대한 배경지식 덕에 더 흥미롭게 전개된다.
최근 들어 배우 예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텐트 밖은 유럽'은 시리즈로 자리를 잡았고 '아주 사적인 동남아' '부산 촌놈 in 시드니' '두발로 티켓팅' 등 배우들이 주로 해외를 여행하는 내용의 예능이다.
배우 예능의 인기는 높지만 예능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배우는 몇 안 돼 보인다. 여행 예능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단발성 출연 느낌이 강하다. 차승원 이서진 유해진 정도를 제외하면 예능을 계속할 만큼 콘텐츠를 갖추고 있는 배우인지는 좀 더 예능 경력을 쌓고 검증을 거쳐야 확인이 가능할 듯하다.
'형따라 마야로'의 차승원은 '차줌마'라는 확실한 예능 캐릭터를 구축했음에도 안주하지 않고 '차박사'를 추가했다. 고대 문명에 대한 지식 쌓기가 연예 활동과 관련 없는 사적인 관심사인지, 아니면 예능 활동을 위해 새롭게 준비한 방송용 콘텐츠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예능 콘텐츠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는 모습은 배우 예능의 원조로서 귀감이 된다는 점이다. 최근 예능의 대세 중 하나가 '알쓸신잡' 시리즈처럼 지식과 여행을 결합하는 포맷인데 이런 시류에도 걸맞은 콘텐츠를 차승원은 들고 나왔다. 예능력이 최신 트렌드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물론 지식 여행 예능에서 일반적으로 지식 부분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차승원처럼 연예인이 준전문가급의 마니아라면 예능에는 약한 전문가를 따로 채워 넣지 않고 예능 측면에서 훨씬 활력있는 지식 예능을 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차승원 개인에게 있어서도 예능의 지식 부분까지 담당하면 프로그램에서 본인의 비중을 더 확고히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실제로 '형따라 마야로' 제목에 '형따라'가 있는 이유는 차승원이 이끄는 비중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예능감으로 웃음 포인트를 주도하고, 요리 실력으로 프로그램에 필살기를 제공하면서, 지식 제공과 미션 해결까지 이끌고 있으니 김성균과 주연은 철저히 차승원의 뒤를 따라, 차승원에 맞춰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현재 '형따라 마야로'는 3%대(이하 닐슨코리아)에서 시작해 2%대로 주춤한 시청률로 기대에는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차승원의 업그레이드로 인해 '형따라 마야로'가 마야 여행 단편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명 시리즈로 이어질 듯이 방송은 운을 띄우고 있다.
차승원처럼 준비된 출연자의 프로그램은 시행착오를 좀 겪더라도 결국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형따라 마야로' 남은 방송분과, 혹시 이어진다면 다음 문명 시리즈는 그래서 계속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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