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윤미향 겨냥 “대단히 심각한 문제… 의원 배지 달 자격이 없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 ‘뉴스공장’에서 ‘조총련과 접촉할 이유 없다’ 주장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주최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보수성향 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당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겨냥,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야 한다는 취지로 날을 세웠다.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본인이 얘기한 것처럼 그 주최 단체가 (조총련이) 아니었다, 그럴 수도 있다”며 “그런데 가보니까 조총련이 와 있었다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그 자리에서 ‘이건 내가 잘못 왔구나, 난 모르고 갔습니다’ 해명하면 된다”며 “모르고 갔다는 소리는 안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의원은 간토대지진 발생 100주년인 지난 1일 조총련이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주최한 추모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된 데 이어, 국내 보수성향 시민단체 엄마부대와 위안부사기청산연대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도 당했다.
특히 허종만 조총련 의장, 박구호 제1부의장 등 총련측 지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시 추도식에서 고덕우 조총련 도쿄본부 위원장이 ‘남조선 괴뢰도당’이라는 표현도 사용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확산했다.
태 의원은 이를 두고 라디오에서 “우리를 향해서 ‘남조선 괴뢰’라는 발언이 나왔다”며 “국회 안에서도 본회의나 상임위 같은 데서 헌법 정도가 아니라 자기 당론에 맞지 않으면 거기에 대한 최종 항의 표시로 회장을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이거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던 태 의원의 지적은 현장에서 ‘남조선 괴뢰’라는 표현을 듣고도 윤 의원이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으로 해석됐다.
태 의원은 ‘제명해야 된다고 보느냐’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 “당연하다”며 “(윤 의원은) 배지를 달 자격이 없다”고 잘라 답했다.
같은 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윤 의원은 ‘조총련이 행사를 단독으로 주최한 게 아니다’라며, 조총련은 주최 측에 속한 수많은 단체 중 하나일 뿐이고 자신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갔으며 조총련과 접촉할 이유도 없다는 취지로 강하게 반박했다.
윤 의원은 “일본에서 다양한 단체들이 간토학살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해왔다”며 100여개 단체가 추모 행사 실행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조선인 희생자를 기리는 민간단체들이 모여 실행위원회를 만들고 100주년이어서 추도실행위원회가 결성된 건가’라며 ‘조총련이 단독으로 하는 행사에 갔다는 프레임을 잡은 건 사실이 아니라는 건가’라는 김어준씨의 질문에 윤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종합하면 조총련이 단독으로 주최하는 추도 행사에 참석한 게 아니므로 조총련과 접촉을 한 것도 아니고, 이번 행사를 주최한 여러 단체들 사이에 조총련이 포함됐을 뿐이라는 윤 의원 주장으로 해석된다.
오히려 자신의 추도식 참석에 현지에서 ‘고맙다’는 반응이 있었다는 주장을 편 윤 의원은 한국 정부가 간토대지진 100주년인데도 무관심하다는 취지로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저는 30년간 이 운동을 해오면서 행사를 주최한 단체들을 만났고 연대했다”며 “재일동포 사회는 간토학살 기념일이 되면 모두가 제사를 지내고 통곡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한국 언론에 보도되고 그런 것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자성해야 하지만 정치권은 왜 침묵하는가”라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제대로 추모하는 것이야말로 정치권이 할 일 아닌가”라며 “윤미향을 통해 간토학살 100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사업이 국내에 알려진 적 있었나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고 참담하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던 통일부 입장에는 “조총련을 만나러 갈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고, 법에서 사전 접촉 신청은 내가 어떤 행사에 가서 누구를 만나 정보를 주고받을지(를 하는 것)”라며 “추도 사업 참여는 그런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을 하고 있었다”고 윤 의원은 강조했다. 그리고는 “이 정부가 왜 이렇게 하는지를 (그 이유를) 느끼게 되지만 저는 당당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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