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상승률 3.4%, 한은 "9월에도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 3.4%
한은 "기저효과에 상당부분 기인"
"석유류·농산물 가격 급격히 올라 상승폭 커져"
"9월에도 8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
"10월 이후 안정돼 4·4분기 중 3% 내외 등락"

추석 성수기를 맞아 과일 가격은 1년 전보다 높은 반면 채소류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3.9.3/뉴스1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4% 올랐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그래픽=뉴시스

[파이낸셜뉴스]지난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동기대비 3.4% 올랐다. 3개월 만의 3%대 진입이자 지난 4월(3.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석유류·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며 "9월에도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월 이후에는 상승률이 둔화해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4% 상승했다. 6월 2.7%, 7월 2.3% 등 2%대로 둔화하다 3개월 만에 3%대에 진입한 것이다.

김웅 부총재보는 "기저효과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8월 경제전망 당시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면서도 "최근 석유류·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석유류가격은 지난해 8월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8월중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전년동월대비 하락폭이 크게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 국제유가는 전년동월대비 25.9% 하락했지만 8월에는 11% 하락하는 데 그쳤다.

농산물가격은 집중호우·폭염·태풍 등의 영향으로 채소 및 과실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오름폭이 7월(0.3%)에서 8월(5.4%)로 확대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상승률은 3.3%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김 부총재보는 "기조적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근원상품가격 및 공공서비스물가 오름폭이 커졌지만 집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서비스물가 상승세 또한 둔화하고 있다.

9월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한은 전망이다.

김 부총재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9월에도 8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월 이후에는 다시 둔화해 연말까지 3%대 안팎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김 부총재보는 "10월 이후에는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산물가격도 계절적으로 안정되면서 4·4분기 중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원물가도 개인서비스물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 경로상에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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