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투도 자신있다"…10시에 출근해서 매일 한계를 깨는 35세 최고참, 롯데맨 1년 만에 참리더가 됐다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방출 선수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만큼 올해 회춘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둥지에서 빠르게 녹아들어서 투수진에서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고 ‘원팀’을 이끌고 뭉치는 구심점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조 최고참 김상수(35)는 이렇게 모두의 신망을 얻는 선수가 됐고 한계를 모르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상수는 올해 롯데의 수많은 영입생들 중에서 제일 돋보이는 활약상을 선보이고 있다. KBO 최초 40홀드 투수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최근 흐름을 좋지 않았고 지난해 SSG에서 방출됐다. 그러나 부활했다 올해. 60경기 4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11(46⅓이닝 16자책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 등 기존 필승조의 부담을 덜어준 구세주였다. 7월 이후 25경기 1승1패 8홀드 평균자책점 0.90(20이닝 2자책점)의 짠물투를 펼치고 있다. 최근 12경기 자책점이 없다.
무엇보다 팀의 위기 상황에 언제나 호출되는 ‘애니콜’이 됐다. 투수조 최고참이지만 연투도 마다하지 않는다. 올해 3연투 4번, 심지어 4연투도 1번 있을 정도로 투혼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52승59패로 5위 NC와 6.5경기 차 7위로 떨어져 있는 상황. 현실적으로 가을야구 경쟁에 다시 합류하는 것은 쉽지 않다. 롯데는 기적을 바라는 게 아니라 기적을 직접 일궈야 하는 간절함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상수의 의욕은 대단하다.
그는 지난 4일 사직 두산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 홀드를 기록한 뒤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내가 잘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팀이 7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하면서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나는 오전 10시부터 출근해서 남들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있고 웨이트로 몸을 다지고 있다. 힘이 안 떨어지게끔 노력 하기 때문에 3연투, 4연투, 5연투도 자신있다. 계속 나가도 타자들에게 점수를 안 줄 자신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말로만 의지를 표현하지 않는다. 후배들 앞에서 몸소 보여주고 먼저 다가가기도, 기다리기도 하면서 후배들과 다양하게 호흡한다. 그는 “베테랑이라고 다른 게 없다. 야구를 잘해야 한다. 야구 잘해야 본보기가 될 수 있고 생활적이나 모든 면에서 잘하면 보고 배우는 거다”라며 “어린 선수들은 말로 한다고 해서 듣지 않는다. 내가 행동을 잘해야 하고 행동을 보여주면 후배들이 따라올 것이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패배의식을 버리고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졌을 때 화난 마음과 분함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SSG에서 방출된 이후 롯데에 둥지를 튼지 아직 한 시즌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빠르게 선수단에 녹아들었고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기존 투수조 선수들이 믿고 따르고 의지하는 선배가 됐다. 강영식 불펜코치는 “(김)상수는 도전적이고 절대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해야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타자를 이겨낼 수 있을지를 매일 고민하고 이를 직접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선수”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생활 자체가 야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경기 전에도 플랜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스스로 또 준비를 한다. 후배들 앞에서 항상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따. 젊은 투수들이 상수의 모습을 보고 따라하면서 문화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스태프가 부탁을 하기도 한다”라면서 김상수의 솔선수범을 설명했다. 롯데가 김상수를 영입한 대표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투수조장 구승민(33)은 “상수 형은 같은 불펜 자리에서 더 많은 것을 먼저 경험해보셨다. 분위기적이나 멘탈적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더 많이 공감해주신다. 자신이 경험해봤던 상황들에 대해 ‘이런 방법도 있다’라면서 조언을 해주신다. 강압적이지 않고 대안을 제시해주셔서 더 와닿는 것도 있고 또 다른 생각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더 의지하게 된다”라면서 “옆에 있다는 게 정말 힘이 되고 그늘막 같은 느낌이다”라며 김상수의 존재감을 설명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 역시에도 혀를 내두른다. 구승민은 “엄청 섬세하게 준비한다. 몸을 푸는 것도 그렇고 분석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많이 하신다”라며 “ 저 정도 위치에 있으면 하루는 대충 넘길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없다. 안주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마무리 김원중(30)은 “난관들이 왔을 때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는 얘기들을 해주신다. 그렇다고 섣불리 해주시지 않는다. 기다려주시다가 옆에서 정말 힘들어하거나 후배들이 먼저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을 때 그때 여러 방안들을 제시해주시고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라면서 “정말 필요할 때, 그것도 많이 고민을 하고 우리들에게 얘기를 해주신다”라고 전했다.
막내급 선수들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나이 터울은 관계 없다. 최준용(22)은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선배다. 선배님의 루틴을 보면서 ‘저렇게 해야 풀타임을 해도 지치지 않는다’라고 깨닫게 된다. 그런 루틴들을 저희에게 알려주시기도 하고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님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해주고 있다. 최준용은 “우리 같은 필승조는 모든 공을 엄청 집중해서 던져야 하고 쉽게 던지만 안된다고 말씀해주신다. ‘맞춰 잡는 게 아니라 타자들이 속게끔 던져야 하는 위치가 필승조’라고 해주셔서 요즘 저도 신중하고 집중해서 던지고 배운다. 그래서 올해 장타도 많이 안맞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우리팀에 계셨던 것처럼 ’원팀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을 많이 하셨다. 우리끼리 뭉쳐야 한다. 그래야 성적이 날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도 원정 때마다 투수조 회식도 항상 주최를 하시고 밥을 사주시면서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면서 으쌰으쌰를 해주신다. 선배님 아니었으면 지금 모두 힘들어서 퍼졌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진승현(20)은 “밥도 많이 사주시고 캐치볼도 하면서 좋은 조언들을 많이 해주신다. ‘이런 운동을 해야 구위도 좋아지고 구속도 빨라진다’라고 해주신다. 상수 선배님 조언을 듣고 운동을 하면서 2군에서 구속도 많이 좋아졌다”라고 웃었다.
롯데맨 1년 만에 모두에게 신망을 얻는 투수가 됐고, 없어서는 안 될 최고참 투수가 됐다. 팀은 비록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김상수는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을 다독이고 있고 의지를 직접 행동으로 표출하는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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